국내 은행에서 잠자는 ‘휴면성 신탁’ 계좌가 170만건, 2천4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정작 은행들은 휴면성 신탁 계좌의 주인을 찾아주는 데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현재 국내 17개 은행의 ‘휴면성 신탁’ 계좌는 총 170만1천58개, 금액은 2천427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면성 신탁’이란 신탁 만기일이나 최종 거래일로부터 5년 넘게 거래가 없는 계좌로 우리은행의 휴면성 신탁 계좌가 32만5천건(23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은행은 26만2천건에 금액은 532억원, 기업은행은 21만2천건(229억원), 국민은행은 19만3천건(330억원)으로 나타났다.
휴면성 신탁 계좌 중에는 100만원 미만이 약 98%로 전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1억원 이상은 물론 10억원이 넘는 계좌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7건 포함됐다.
그러나 2011년까지 주인 찾아주기에 나선 은행은 10개뿐이었고, 17개 은행이 최소 연1회 이상 정기적으로 ‘주인 찾아주기 운동’에 나선 것은 2012년부터 2년여에 불과했다.
은행들은 2012년에는 계좌 수로는 6만6천여개(3.72%), 784억원(20.46%)의 주인을 찾아줬지만, 지난해에는 4만4천여개(2.57%), 421억원(12.87%)에 그쳤다.
김 의원은 “은행들이 찾아 준 휴면성 신탁이 지난해 2.57%에 불과하다는 것은 은행들이 고객 유치에만 급급할 뿐 정작 관리에는 소홀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휴면성 신탁 주인 찾아주기 운동을 분기별로 하고 관련 예산을 대폭 늘려 고객들의 소중한 자산을 찾아주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규원기자 yk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