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제정된 성매매 방지법이 제정 당시 목적했던 성매매 여성의 인권 보장이란 대명제를 지켜내지 못하고 있어 10주년을 맞아 성매매피해 여성의 비범죄화와 인권문제를 주제로 대중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든 거죠.”
25일 오후 3시 수원역 앞.
오고 가는 수많은 시민들이 각종 체험부스와 홍보부스 앞에 멈춰 10년 전 제정됐지만 이제는 잊혀지고 있는 성매매 방지법에 대한 내용을 듣고 몸으로 부대끼며 다시금 제대로 된 법 시행을 촉구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수원여성의전화 부설 ‘어깨동무’와 수원탁틴 내일 상담소 등 시민사회단체와 여성가족부,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수원시 등이 함께 펼친 ‘성매매방지법 시행 10주년 공동 캠페인’이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30분까지 수원역 광장에서 열였다.
더욱이 집창촌이 형성돼 있는 수원역 앞에서 진행돼 그 의미를 더했으며 참가 시민 한명 한명이 성매매 여성의 인권이 온전히 지켜지는 순간까지 힘을 모으겠다는 뜻도 드러내는 등 시민단체와 민·관이 하나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전국에서 공동으로 진행된 이번 캠페인임에도 특히 수원에서 만큼은 딱딱한 선언문 낭독 등의 절차를 없애고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간속에서 그 의미를 녹여냈다.
생리주기 팔찌 만들기, 에코백 만들기, 수원여성회의 전래놀이 등이 부스 곳곳에서 진행되면서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의 시선을 잡았다.
오후 4시부터 진행된 이삼헌의 ‘진혼굿’ 공연은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되는 촉매제가 된 군산 대명동, 개복동 성매매업소 화재를 추모하는 자리로 보는 이의 눈시울을 붉혔다.
이와 함께 민중가수 지민주와 김동현은 성매매방지법이 당초 취지대로 시행되길 바라는 마음을 고운 목소리와 선율에 실어 시민들의 귀로 전달했다.
5시가 넘어 캠페인 프로그램은 막바지로 다달았지만 발길을 멈춘 시민들은 문화공연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듯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있었다.
수원여성의전화 선영복 소장은 “성매매 방지법이 제정된지 10년이 지난 지금, 그 의도가 퇴색되고 있다”면서 “이 자리를 통해 성매매가 사회적 약자와 취약한 상황에 처한 사람에게 행해지는 폭력으로 반인권적 행위임을 사회 구성원들이 확인하기 바라며 캠페인을 준비했다”고 말했다./양규원·정동민·민경화기자 yk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