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팔달산 토막시신 사건
경찰, 박춘봉 검찰 송치
<속보>‘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본보 12월5·8·9·10·11·12·13·15·16·17·18·19일자 1·18·19면, 8·10·15·16·17일자 사설)의 피의자 박춘봉(55·중국 동포)은 잔혹한 가정폭력의 연장선상에서 계획적으로 살인과 사체를 훼손·유기를 저질렀던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경기경찰청 수사본부는 지난 19일 박씨에게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등 혐의를 적용,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특히 박성주 경기청 형사과장은 최종 브리핑에서 “박씨는 줄곧 우발적 범행이라고 진술하지만 여러 정황 등을 살펴보면 계획된 살인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씨가 피해자 김모(48·중국 동포)씨에게 앙심을 품었던 점, 사건 전날 현장소장에게 다음날 쉬겠다고 말한 점, 범행 전 미리 부동산 업자와 만나기로 하고 방을 구했던 점, 김씨의 직장까지 찾아가 데려온 점, 단기간에 살인과 훼손·유기가 이뤄진 점 등을 근거로 보고 있다.
실제 박씨는 범행을 벌이기 전 경기도내 A시의 한 공사장에서 일을 하다 사건 전날인 지난달 25일 작업반장에게 다음날 휴가를 쓰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를 통해 박씨가 미리 범행일을 정해놓은 것으로 판단했다.
박씨는 또 매교동 집 계약을 1달간 연장해 12월11일까지 지낼 수 있었지만 미리 부동산 업자와 범행 당일 약속을 잡고 교동 월세방을 구했다.
욕실이 1.5평인 매교동 집보다 욕실이 크고 출입문이 따로 나 있는 교동의 월세방(2.5평)을 보자마자 계약한 것도 경찰의 판단 근거가 됐다.
또 박씨가 범행 당일 김씨가 출근도 하기전 직장에서 기다리다 데려온 뒤 김씨가 출근하자 오후 1시가 넘어 다시 찾아가 3차례나 전화를 걸어 조퇴를 시킨 것으로 보이는 점도 계획된 살인의 근거가 됐다.
이와 함께 경찰은 지난달 26일 오후 2시~4시 사이에 매교동 집에서 살인을 벌인 박씨가 당일 부엌칼을 이용, 대부분의 시신을 훼손해 27일 저녁이나 28일 오전 교통 월세방으로 옮겼으며 그곳에서 시신 훼손을 마무리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같은달 28일까지 팔달산 등산로에 김씨의 몸통이 담긴 비닐을 묻고 오목천동 야산에 장기와 머리 등을 유기하는 등 살인에서 유기까지 2일만에 마친 점도 계획 살인에 힘을 실어 주고 있는 것으로 봤다.
한편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박의 이번 범행에 대한 수사는 물론 과거 국내 행적부터, 추가 범행 여부까지 전방위적으로 보강 수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며 내달 6일쯤 기소할 방침이다.
/양규원기자 yk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