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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편의시설 절실… 실현가능한 단기해결책부터 개선해야

서해 최북단 백령도를 가다(下)
|현장르포| 관광명소가 되기 위한 선행과제는?

 

‘서해5도 방문의 해’ 여객선 운임료 50% 할인
불편한 여객선·열악한 유람선 등 개선 시급
토속음식은 사곶냉면 유일… 색다른 상품 강구

옹진군, 접근성 개선 위해 소형비행장 등 추진
유정복 시장 “정부·군부대측과 지속 논의할 것”


인천시와 옹진군은 올해를 ‘서해5도 방문의 해’로 정하고 방문객들에게 여객선 운임 할인 지원 사업을 펴고 있다. 타 지역 주민이 관광을 목적으로 옹진군 관내 5개면(연평·백령·대청·덕적·자월)을 방문하는 경우 정상요금의 50%를 할인해준다. 할인 기간은 3월1일부터 예산 소진 시까지다. 단, 서해5도는 특별 수송기간인 7월25일부터 8월10일까지, 근해도서는 7월~8월간 여객 운임 할인이 제외된다. 옹진군을 방문하고자 하는 여행객은 출발일 전일 자정까지 한국해운조합 예매사이트(가보고 싶은 섬)를 통해 사전 온라인 예매를 해야 하며, 연간 지원횟수는 1인당 3회로 제한된다.

할인 지원 사업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긍정적인 측면이 많지만 한계가 있다. 지원 기간이 성수기를 제외한 평상시 방문객만을 위한 것이 때문이다. 시와 지자체가 예산을 들여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어찌 보면 속이 들여다보이는 지원책이다. 게다가 백령도는 다른 도서 지역보다도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다. 백령도가 평상시 방문객을 늘이기 위해선 이보다 나은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 관광객들이 인천항에서 처음 여객선을 타는 순간부터 편안함과 감동을 받게 해야 한다. 백령도에 있는 동안은 눈도 즐겁고 입도 즐거워야 한다. 한마디로 편안하고 즐겁고 색다른 감동을 줘야 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뒷받침 돼야 백령도가 관광명소로 거듭날 수 있다. 이를 위한 단기해결책과 장기해결책에 대해 짚어본다.





여객선 개인 편의시설 개선 시급

인천항 여객터미널에서 백령도까지 여객선을 타고 걸리는 시간은 4시간이다. 왕복을 감안하면 모두 8시간이다. 관광객들은 개인 좌석 편의시설 미비로 8시간동안 불편함과 지루함에 시달려야 한다. 백령도를 오가는 여객선은 2천톤급 하모니플라워호와 5백톤급 코리아킹 2척이다. 하모니플라워호는 여객과 화물을 동시에 운송할 수 있고 코리아킹은 여객만 가능하다.

두 여객선의 개인 좌석 편의시설을 항공기와 비교해 보면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항공기의 경우 개별 좌석 팔걸이엔 식판과 오디오 시스템이 설치돼 있고 좌석 등받이 뒤에는 컵받침, 소형 TV모니터, 그물망이 마련돼 있다. 그물망에는 안내책자 등이 구비돼 있다. 개별 좌석마다 짐칸도 있어 개인 소지품 등을 넣을 수 있다. 그러나 여객선은 편의시설이 전무하다. 문제 해결을 위해선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각 선사들에게 일방적으로 강권하기보다 시와 옹진군 등이 머리를 맞대고 좌석 차등 요금제 도입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논의를 벌여야 한다.

또 여객선 좌석은 앞 뒤 공간도 부족하고 좌우 넓이도 성인 어른이 앉기엔 좁다. 배안 매점에서 구입한 음식을 내려놓고 먹을 수 있는 공간도 없다. 5세 이하 아이 또는 젖먹이 유아를 동반한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도 없다. 수유를 하거나 기저귀를 갈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지 않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배안 한 켠에 작은 공간이라도 좌석을 없애고 탁자 등을 놓고 바닥에 간단한 메트를 깔고 출입문만 설치하면 해결할 수 있다.

 

 

 



토속음식과 관광상품·인프라 개발 서둘러야

백령도는 전복과 해삼 등 해산물이 유명하다. 관광객들은 백령도에 가면 육지보다는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백령도엔 전복과 해삼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을 찾기 어렵다. 가격도 육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자연산 전복과 해삼 등은 채취되는 데로 곧바로 육지와 해외로 팔려나가기 때문에 백령도 내에서도 귀한 해산물이 됐다. 관광객에게 싸게 팔 물량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토속음식은 사곶 냉면이 거의 유일하다. 토속 음식이라고는 하지만 냉면이라면 육지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다. 백령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색있는 음식 개발이 절실해 보인다.



두무진 기암괴석 유람선 개선방안 마련 시급

백령도 내에서 가장 손꼽히는 관광지는 두무진 기암괴석이다. 두무진 기암괴석은 서해 해금강이라 불리울 만큼 경관이 아름답고 웅장하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물범의 집단 서식지인 물개바위를 비롯해 심청이 연꽃으로 환생했다는 연봉바위, 코끼리바위 등은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두무진 기암괴석을 관람하려면 유람선을 타고 해야 하지만 유람선 환경은 열악하다. 작은 어선 규모도 문제지만 안전성이나 관람객 편의도 아직은 갈길이 멀다. 민간 소유 유람선이어서 규모가 적을 수밖에 없다. 기존 유람선은 엔진 소리가 너무 커 관람 내내 안내방송과 뒤섞여 큰 불편함을 준다. 소음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유람선 덮개도 개선해야 한다. 나무 상자 모양의 덮개에 네모난 유리창이 여러개 뚫려있어 관람객 시야가 넓지 않다. 이를 개선하려면 유람선 덮개를 돔 형태로 바꾸고 유리창도 대형 유리창이나 통 유리창으로 바꿔야 한다. 유람선 개선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기존 유람선을 운영하는 영세한 민간업체가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 민관 합동 유람선 운항도 한가지 방안이 될 수 있다. 민관 합동 운영이 어렵다면 민간 유람선업체를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볼 수 있다.



관광지 주변 환경 개선과 마을 정비사업

사곶해수욕장과 콩돌해수욕장의 주변 환경 개선도 시급하다. 콩돌해수욕장은 백령면 남포동 오금포 남쪽 해안을 따라 1㎞ 정도 형성되어 있다. 해변의 잔자갈들은 콩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 콩돌로 불린다. 콩돌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약 1만5천 년이란 긴 세월이 걸린다. 이 때문에 천연기념물 제392호로 지정돼 있다.

사곶해수욕장은 세계에서 두 곳밖에 없다는 천연비행장으로 사용될 수 있는 모래사장이 있는 곳이다. 그러나 주변엔 아름다운 해변을 방안에서 감상할 수 있는 펜션이나 숙박시설은 거의 전무하다. 그 흔한 관광기념품 판매점조차 보기 어렵다. 해변가 주변에 대규모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편의시설 등을 갖춘 소규모 숙박시설 건립을 검토해봐야 한다. 해안가 주변 개발이 어렵다면 백령도 시내 숙박시설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 대부분 낡고 오래된 숙박업소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개선안들도 현실적으로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민간 자본 유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인천시와 옹진군이 머리를 맞대고 중앙 정부의 지원을 이어지면 충분히 가능하다.

옹진군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소형비행장 설치와 중국항로 개설, 여객선 출항 시간 조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소형비행장이 건립되면 접근성이 크게 개선돼 민간자본 유치 등이 수월해 진다는 논리다. 옹진군의 주장은 하나도 틀리지 않다. 다만 소형비행장 건립 등은 인천시나 옹진군, 중앙정부의 정책 결정만으로 이뤄질 수 없는 문제다. 백령도가 남북한 접경지역에 위치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백령도 관광 활성화 방안에 대해 유정복 인천시장은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앞서 백령도를 찾았던 유 시장은 “소형공항이 건설되면 백령도 접근성 문제가 크게 개선된다는 점에서는 동의하지만 쉽지 않은 문제”라며 “중앙정부와 군부대측과 지속적으로 개선 방안을 논의해 보겠다”고 했다.

유 시장은 “도서지역 정책에 대한 고민 끝에 도서지역 가치를 높이기 위해 현안사항을 중심으로 초점을 맞추고 정책을 추진하려고 한다”며 “모든 아이디어를 결집해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고 했다.

유 시장은 “인천지역 가치 재창조라는 큰 틀에서 섬 가치 재발견을 위해 도서지역 지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인천=이현준기자 l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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