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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2016 대입, 인성평가 시행 예정

 

내 아이의 인성은 몇 점?

기본적인 덕목마저 대입 도구로 풀려는 발상 아쉬워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 맑다’ 아이들은 어른보고 배워

어른들부터 통렬한 자기반성하고 아이들 바라봐야

다음 질문에 답해 보자. ⑴나는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⑵오늘 해야 할 일을 다음으로 미루지 않는다. ⑶나는 친구들의 고민을 잘 해결해 준다. ⑷협력활동을 할 때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⑸나는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⑹짜증이 나더라도 내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다. ⑺나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내 잘못이라고 솔직히 말한다.

한국교육개발원이 만든 인성평가 자가진단서 총 70여 문항 중 몇 개이다. 대학입시에도 인성평가가 도입되면서 또 하나의 이색적인 입시열풍이 몰아닥칠 전망이다. 물론 인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서로 배려하고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점점 각박한 사회가 되다보니 정부에서 인성 교육을 강조하고 나섰다. 당연히 대학에서는 입시에 도입하기로 하고 당장 2016학년도 대입에서 인성평가를 시행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역사가 중요하다고 하니 한국사를 대입의 필수과목으로 도입하고, 소프트웨어 교육이 필요하니 이를 또 대입에 반영하라는 것과 문제 해결방법이 참 유사하다. 이렇게 해서 인성교육이 제대로 될까 의문시 된다.

인성은 학교에서만 담당할 과목이 아니다. 지식으로 배운들 행동으로 쉽게 나오지 않는다.

어느 한 종교에서 강조하는 덕목만이 인성일리없고, 착하다 나쁘다는 말로 규정할 수도 없다.

그러기에 선인들도 성선설이니, 성악설이니 의견이 분분했던 것이 아닌가. 이러한 인성을 누가 무엇으로 규정하여 대입에 반영하고, 취업시험에 도입한다는 말일까. 솔직하게 해당 사회에 적응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특성이라고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본다면 애당초 ‘인재상’이라는 말이 더 솔직했다. 모 대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인재상이 시사하는 것은 ‘기업의 문화와 핵심가치를 얼마나 이해하는가’라고 했다. 각 대학마다, 회사마다 필요한 인재상은 있기 마련이다.

인성교육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 아니다. 도입 방식의 잘못을 지적하고자 함이다. 사람이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마음, 그것이 인성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부끄러울 때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하고, 미안할 때 미안해하며, 고마울 때 감사할 줄 알며, 힘을 합할 때는 협력할 줄 알아야 하는 것들이 기본적인 덕목이다. 이를 학교에서, 그것도 대입이라는 도구로 풀려고 하는 발상이 아쉬운 것이다. 물어보자.

앞 집 아이는 60점짜리, 뒷 집 아이는 70점짜리 인성을 지닌 아이들인가. 내 집 아이가 귀한 존재이듯 모두들 그렇게 귀한 생명이다 .

요즘 들어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라는 속담이 잘 보이지 않는다. 잘못이 큰 사람이 힘있는 자리에 가서 오히려 큰 소리를 치는 모습을 보면서 자란 우리 아이들이 억지로 인성을 익힌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아니 지금껏 학교에서 아이들을 온통 경쟁의 악다구니 속에 몰아넣어 승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도록

하다가 인성마저도 경쟁 교육으로 익힐 생각이다. 과연 이 발상이 교육적인가. 지금 우리 아이들의 24시간은 대입과 연관되어 있다 .

어른들이여. 이제 제발 그만 좀 하자. 인성은 점수로 매기는 것이 아니다. 저절로 배어나온다. 어디서 익힐까. 바로 어른들이 하는 행동을 보고 아이들은 배우게 된다. 아이들에게만 자꾸 미루지 말자. 아이들의 짐이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바로 어른들의 잘못에서 시작되었다. 어른들부터 통렬한 자기반성을 하고 아이들을 바라보아야 한다. 내 아이 뿐만 아니라 이땅의 모든 아이들에게 진정어린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

김덕년 장학사 경기도교육청

경기교육신문 webmaster@edu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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