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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꽃과 함께하는 문화강국 꿈꾸며

 

몇 년 전 네덜란드에서 얼마간 생활할 기회가 있었는데, 좁은 골목길 공동주택의 베란다나 길가에 온통 꽃들이 만발해 따뜻하고 화사한 분위기였던 기억이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네덜란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는 다함께 꽃을 즐기기 위해 집안의 꽃을 밖으로 내놓기도 하고 또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꽃 선물을 즐기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돈 주고 꽃을 사면 사치라는 생각이 있는 듯해 안타깝기만 하다. 경제가 어려울 때, 정신적으로 힘들 때, 가장 타격을 크게 받는 분야가 꽃 산업이다. 우리나라 꽃 산업은 2005년 이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최근 발표된 농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10년 전 2만원을 넘어섰던 우리나라의 1인당 꽃 사용액이 지난해 1만4천 원 이하로 떨어졌다. 물가인상률을 감안하면 감소폭이 훨씬 더 크다. 우리나라의 국민 소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와 문화의 척도라고 하는 꽃 산업은 역행하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

꽃 이용이 활성화 되지 못하고 산업이 위축되는 원인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국화, 카네이션 등 중국으로부터 절화 수입, 일본 엔저나 중국의 정책으로 인한 수출 부진,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우수한 품질의 상품이 저렴한 가격으로 연중 공급되지 못하는 점도 있을 것이다. 또한 정보통신이 발달함에 따라 친구를 만나는 자리에서도 눈길과 손길이 온통 손안의 작은 기기에만 집중돼 있는 탓도 있을 것이다. 이로 인해 주변 환경에 대한 관심은 점점 멀어져가고 실제 정원에 핀 꽃 한 송이보다는 스마트폰 속의 이미지 사진에 더 빠져있기도 하다. 이러한 여러 여건들로 인해 우리의 꽃 산업은 그야말로 험난한 파고를 온몸으로 버텨내고 있다. 국제 금융 위기나 중국과의 FTA도 우리 농업을 힘들게 하는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임이 틀림없지만 일상에서 보편화된 우리의 여유 없음이 더 큰 요인이 아닌가 싶다.

우리 국민들은 평소 꽃 이용을 즐길 만큼 정신적 여유를 갖고 있지 않는 듯하다. 지금까지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오면서 정작 세계 10위권의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우리는 그 혜택을 마음껏 누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생활에 여유가 없다면 화훼산업의 융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화훼산업은 배고픔을 해결하는 단순한 1차 산업이 아니라 삶을 아름답게 하고, 인생을 풍요롭게 하며, 멋을 찾아내는 고차원적인 분야이기 때문이다.

선진국일수록 꽃 이용이 높고 이를 즐기며 가까이하는 이유는 부와 명예보다도 정신적인 안정과 만족을 더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가 꽃과 식물을 가까이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행히도 언론 보도에서 도시민의 대부분이 노후에 전원생활을 꿈꾸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흐름은 머지않아 우리나라에서도 꽃 문화가 형성되고 꽃 산업이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단지 꽃 산업의 부흥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삶에 정신적인 풍요를 더하고 좀 더 여유있는 생활을 위해 온 국민이 평소에 꽃을 가까이 했으면 한다. 아파트 창가에도 꽃바구니를 달아서 예쁘게 가꾸고, 한번씩 이벤트로 가족을 위한 꽃다발도 구입해보자. 나부터 꽃을 가까이하는 생활을 실천한다면 우리 집, 우리 마을, 우리 회사, 더 나아가 우리나라가 꽃 문화가 있는 문화강국으로 성장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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