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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 줄사택’ 사라지나

일제강점기 ‘육군 조병창’ 세울 때 노동자들 합숙소
부평구, 국비 32억원 지원받아 주거환경 개선 진행
시민모임 “식민지 역사 되새겨 교육현장 활용” 지적

인천시 부평구 부평공원 사거리에서 부평2동쪽에 있는 ‘미쓰비시 줄사택’이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미스시비 줄사택’은 일제강점기에 일본군이 군수물자를 보급하기 위해 보급공장인 ‘육군 조병창’을 세울 때 지은 공장 노동자들의 합숙소이다.

합숙소는 집 87채가 줄지어 있다고 해서 ‘미쓰비시 줄사택’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집 한 채의 너비가 2m남짓으로 성인 두세명이 들어서면 꽉차는 크기이다.

이러한 역사적인 공간이 주거환경 개선 사업으로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부평구가 지난 3월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에서 추진하는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 프로젝트’에 선정, 국비 32억원을 지원받아 대대적인 주거환경 개선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부평구는 공·폐가로 방치돼 있는 줄사택을 매입해 공동화장실, 빨래방 등으로 기반시설을 정비할 방침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본 미쓰비시가 2차 세계대전 기간 강제노역을 한 한국인 징용피해자에게 마땅한 보상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제강점기의 유적인 줄사택을 개발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 모인’ 김선호 대표는 “학계에서는 식민지 역사를 되새길 수 있도록 육군 조병창 등을 보존하고 역사 교육현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설명했다.

부평역사박물관 역시 일제강점기 암울했던 지역사를 보존한다는 의미로 미쓰비시 줄사택을 실물 그대로 복원해 전시하고 있다.

또 일제시대 강제노역자들의 숙소였던 산곡동 근로자 주택에 대한 연구도 진행해 관련 내용을 담은 학술 총서를 펴내기도 했다.

부평구 주민들도 “무작정 철거하기보다는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평구 측은 “줄사택 가운데 공·폐가는 위험요소가 많기 때문에 일단 구에서 매입할 계획”이라며 “주민들과 줄사택 면적을 얼마나 보존할지 지속적으로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진기자 k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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