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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방불케 한 환호… 장병 사기충천 임무완료 신고합니다

경기도문화의전당 ‘찾아가는 공연’파주 25사단 동행취재

 

경기팝스앙상블, 팝송·가요 등 100분간 공연
용바위대대 500여명 장병 열띤 호응 ‘후끈’
포상휴가 받은 병장 “전우애 다지고 좋았다”

김기중 단원 “젊은 장병 기호에 맞춰 준비
앞으로도 더 만족할 수 있는 공연 선사할 것”


임진강을 따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철조망을 뒤로하고 도착한 파주시 25사단. 초입에 들어서자 삼엄한 경계에 군생활을 경험하지 않은 일반인에게는 위압감이 들 정도다. 설상가상 부슬부슬 비까지 내리는 탓에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감돈다. 서울에서 차로 2시간, 파주시 25사단은 그 물리적 거리만큼 문화적 혜택과도 거리가 먼 곳이었다. 세상과 단절된 이곳에 문화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경기도문화의전당의 찾아가는 공연을 지난 14일 동행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복지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경기문화나눔 31’을 진행, 공연장을 찾기 어려운 계층을 중심으로 스탭부터 출연진까지 모두 직접 찾아가 양질의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주로 도내 복지시설, 산업단지, 교정시설, 군부대, 읍면동 등 지리적 환경적으로 문화혜택을 누리기 어려운 곳을 대상으로 하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도립국악단, 도립극단, 도립무용단, 경기팝스앙상블 등 5개 예술단이 참여해 각각의 특색을 살린 레퍼토리를 통해 경기도민과 만나고 있다.

매년 90회 내외의 공연을 선보였던 경기도립예술단은 올해 117회의 공연을 진행하며 그 인기를 실감케했다.

 


특히 경기팝스앙상블은 예술단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좋다. 다른 예술단에 비해 소수로 공연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고 가요, 팝, 트로트 등 신나는 대중음악곡을 선보인다는 장점 때문에 섭외 요청이 많은 편이다.

이날 파주시 25사단에서의 공연은 경기팝스앙상블 단원 8명이 참여, 용바위대대 500여명 장병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선보였다.

공연이 예정된 비룡강당에 들어서자 생각했던 강당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어두컴컴한 내부에 시멘트 바닥에 앉아 관람하는 관객 등 열악한 조건에서 공연을 잘 끝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그 우려는 첫무대가 시작되자 말끔히 해소됐다.

팝송 ‘don't you worry about’로 문을 연 공연은 기타, 베이스, 트럼펫, 트롬본, 색소폰, 드럼, 건반 등 악기의 앙상블에 관객들은 서서히 리듬을 타기 시작했고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연주가 이어지자 곳곳에서 노래를 따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앞선 두곡이 몸풀기에 불과했다면 이어서 여자보컬이 등장, ‘누구없소’를 부르자 대형가수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환호가 터져나왔다.

 


공연은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진행됐다. ‘fly me to the moon’, ‘isn't she love me’ 등 팝송을 비롯, 젊은 장병들의 기호에 맞춰 ‘썸’, ‘만약에’ 등의 가요도 선보였다.

장병들이 직접 참여해 트로트를 부르는 이벤트나 산타복장으로 입고 캐럴을 연주하는 등 오랜만에 문화생활을 하는 장병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배려가 엿보였다.

100분간 이어진 공연은 눈 깜짝할 새 지나갔다. 신나는 곡에는 율동을 섞어 따라할 때면 보통 20대 대학생 같다가도, 발라드 곡에서는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공연을 감상하는 장병들의 모습에서 끈끈한 전우애가 느껴지기도 했다.

군복무를 하며 쌓인 스트레스를 이날 하루 동안 모두 털어내는 것 같아 흐뭇한 기분이 드는 공연이었다.

이번 공연을 의뢰한 변구완 중령은 “후반기 집중인성교육 기간동안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민하던 중 참여율도 높고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문화공연을 선택, 경기도문화의전당의 찾아가는 공연을 의뢰하게 됐다”라며 “특히 지금 교육에 참여하는 부대원들은 GOP최전방에서 경계업무 수행하고 지난 8월에 내려왔다. 따라서 문화공연을 통해 동일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화합함으로써 부대에 정착하도록 돕고 힘든 군생활에 활력소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가장 열띤 호응으로 포상휴가를 약속받은 최현우 병장(22)은 “삭막한 군생활 중에서 이런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전우들과 함께 노래를 따라부르고 호응하며 전우애를 다질 수 있는 자리였다”라며 “이번 자리를 마련해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이런 공연을 많이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찾아가는 공연은 관객들도 에너지를 받지만 출연진들도 문화적 혜택이 필요한 곳을 직접 찾아가는 것에서 큰 에너지를 받는다.

기타파트의 김기중 단원은 “오늘 날씨도 안좋고 시설도 열악해서 공연을 잘 올릴 수 있을 지 걱정을 했는데 막상 공연을 시작하자 너무 크게 호응을 해줘서 너무 감사했다”라며 “젊은 장병들의 기호에 맞춰 ‘썸’같은 대중가요를 준비하고 여가수를 섭외해 만족도 높은 공연을 보여드리려고 준비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특히 찾아가는 공연은 우리를 정말 필요로 하는 곳에 가기 때문에 준비도 많이 하고 많은 것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단체에 맞는 레퍼토리를 준비해 더 만족할 수 있는 공연을 선사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공연은 열악한 조건 속에 진행됐지만 관객들의 호응과 몰입도에서는 어느 값비싼 공연보다 성공적이었다.

힘든 군생활에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해낸 이번 공연을 통해 경기도립예술단이 내년에도 힘을 내 뛰어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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