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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년간 켜켜이 쌓인 역사와 만나다

도내 세계유산 수원화성·남한산성, 등재 계획한 북한산성 가치

수원화성, 9월까지 107만명 발길
‘국궁체험’ 등 체험 프로그램 운영

남한산성, 왕조 대피 조선왕실 보장처
올해 세계유산센터 변경… 전담팀 구성
유산의 지속가능성 보장 방안도 필요

북한산성, 조선 사회 열망 방위시설
국립공원 지정 원형 잘 보존된 장점


 

 

 

1637년 병자호란 이후 조선은

수도방어체계를 개시하며 한양을 둘러싼

대규모 산성 21개를 축조한다.

이중 서부 강화도, 동부 남한산성, 남부 수원화성과 북부 북한산성까지 전략적 요새 4개가 완성된다.

성곽유산은 지역 환경, 시대별 기술수준,

사회제도와 정치조직 등을 반영한

총체적인 실체라는 점에서 그 역사적 가치가 크다.

때문에 수원화성과 남한산성은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아

각각 1997년과 201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 한국 성곽유산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서

현재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고 미래 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것’으로 정의한다.

경기도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세계유산을 통해 경기도의 미래를 그려보고

등재를 계획하고 있는

북한산성의 가치를 살펴보고자 한다.

■ 정조의 효심 담긴 수원화성

화성은 조선왕조 제22대 정조대왕이 선왕인 영조의 둘째왕자로 세자에 책봉됐으나 당쟁에 휘말려 왕위에 오르지 못하고 뒤주속에서 생을 마감한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침을 양주 배봉산에서 조선 최대의 명당인 수원의 화산으로 천봉하고 화산부근에 있던 읍치를 수원의 팔달산아래 지금의 위치로 옮기면서 1796년 9월 완공됐다.

화성은 정조의 효심이 축성의 근본이 됐을 뿐만 아니라 당쟁에 의한 당파정치 근절과 강력한 왕도정치의 실현을 위한 원대한 정치적 포부가 담긴 정치구상의 중심지이자 수도 남쪽의 국방요새로 활용하기 위해 지어졌다.

성의 둘레는 5천744m, 면적은 130㏊로 동쪽지형은 평지를 이루고 서쪽은 팔달산에 걸쳐 있는 평산성의 형태로 성벽은 외측만 쌓아올리고 내측은 자연지세를 이용해 흙을 돋워 메우는 외축내탁의 축성술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성곽을 만들었으며, 또한 화성은 백성의 현실생활속에서 학문의 실천과제를 찾으려고 노력한 실학사상의 영향으로 벽돌과 돌의 교축, 현안·누조의 고안, 거중기의 발명, 목재와 벽돌의 조화를 이룬 축성방법 등은 동양성곽 축성술의 결정체를 보여준다.

수원화성은 지난해 148만6천여명, 올해 9월까지 107만4천여명이 방문하며 명실공히 수원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자리잡았다.

수원시는 화성의 아름다움과 역사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무예24기 시범공연’, ‘정조대왕 거둥행사’ 등의 공연과 ‘화성열차’, ‘국궁체험’등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6년 수원화성방문의 해를 맞아 수원화성문화제 등 화성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화성 주변 건축물 규제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문화재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다양한 관광콘텐츠를 개발해야 하는 숙제도 남아있다. 이에 수원시는 화성 인근 구역을 한옥촉진지역으로 지정,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한옥마을을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

당준상 화성사업소 문화유산관리과장은 “다른 성곽과 달리 수원화성은 시내에 위치, 접근성이 좋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규제로 인한 불만섞인 목소리도 있지만, 세계적인 문화재가 수원에 있다는 것에 자긍심을 가지고 아끼는 마음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 7~19세기 축성술의 보고, 남한산성

남한산성은 서울의 중심부에서 동남쪽으로 25㎞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지형적으로 평균 고도 해발 480m 이상의 험준한 산세를 이용해 방어력을 극대화한 곳이다. 그 둘레는 12㎞에 이르며 중심 도시가 입지할 수 있을만큼 넓은 분지이기 때문에 백성과 함께 왕조가 대피할 수 있는 조선 왕실의 보장처였다.

남한산성은 7세기 초에 처음 만들어져 여러 차례 재건됐으며, 17세기 청의 공격에 대비해 크게 중건된 바 있다. 남한산성은 중국과 일본의 영향을 수용하면서 서양식 무기 도입에 따른 성곽축조 기술의 변화를 종합한 군사 방어기술의 개념을 집대성하고 있다. 남한산성은 극동아시아 여러 지역의 영향을 바탕으로 다양한 군사 방어 기술을 종합적으로 구현하고 있는 조선왕조의 비상시 임시 수도로서, 한국의 독립성 및 한국 역사상 다양한 종교·철학이 조화롭게 공존해온 가치를 상징하는 유산이다. 남한산성은 본성(한봉성과 봉함성을 포함)과 신남성(동서돈대)으로 구성된 연속유산으로 16세기에서 18세기에 이르는 기간 동안 동아시아 국가들간 축성술과 도시 계획이 상호 교류한 증거이다. 또한 7세기부터 19세기까지 축성술의 시대별 발달 단계와 무기 체계의 변화상을 잘 보여주며 지금까지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살아있는 유산으로서 가치를 보유한다. 경기도는 2009년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을 출범, 2015년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로 명칭변경 이후 남한산성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꾸렸다. 또한 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문학 강좌, 지역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 모범적인 활용사례로 꼽힌다.

반면 광주, 성남, 하남에 걸쳐 위치한 남한산성의 보존관리에 있어 3개 지자체간 긴밀한 협력과 지역 주민 소득 창출 지원과 같은 다양한 주민협력 사업 등 유산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
 

 

 


■ 절경속에 자리한 북한산성

북한산성은 고양시와 서울시에 걸쳐있는 북한산에 축조된 산성으로 숙종 37년(1711년) 지어졌다. 병자호란 이후 유사시 왕실이 피난할 수 있는 보장처의 기능을 위해 화포에 맞설 수 있도록 낮고 견고하게 축성한 새로운 구조의 관방유적이다. 또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라는 전란 후의 혼란을 극복하고 강하고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려는 조선 후기 사회의 열망이 담긴 방위시설이다.

험준한 암산에 축성했기에 따로 성벽을 쌓지 않고 암벽이나 가파른 능선 등 자연 지세를 성곽으로 활용한 구간이 3㎞나 된다.

실제로 성벽을 쌓은 8.6㎞의 성벽도 쌓을 곳의 고도와 경사도에 따라 높이를 달리했는데, 산지가 낮은 곳에서는 성벽을 높이 쌓고, 산지가 높아지면 성벽 높이를 낮췄다. 또한 왕실 보존을 위해 축성, 왕과 왕실 가족의 생활공간인 내전(內殿)과 업무 공간인 외전(外殿)을 중심으로 모두 124칸 규모의 행궁을 조성했다.
 

 

 


북한산성은 국난을 대비해 축성된 ‘국가의 보장처’이며 임시수도의 기능을 갖춘 행궁이 있었던 점, 승군이 축성에 크게 기여했고 이후 산성의 보수·유지·관리·수비에 일익을 담당한 점 등 남한산성의 문화유산적 가치와 차이가 없다.

이와 함께 연 1천만 명 이상이 찾는 북한산의 절경 속에 자리하고 있으며, 일찍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원형이 잘 보존된 장점이 있다.
 

 

 


세계유산 등재 기준은 인류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한다. 한 국가나 민족의 역사적 중요성만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인류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산성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전 세계 인류사적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경기문화재단은 ‘북한산성문화사업팀’을 설치하고 2022년 세계유산 최종 등재를 목표로 북한산성의 세계유산적 가치, 진정성, 완전성, 비교연구, 중장기 보존관리 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2012년부터 행궁 발굴작업에 착수, 내년까지 마무리 할 예정이며 북한산성에 대한 학술연구를 2016년부터 추진할 계획이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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