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가 되면 일선 경찰관들을 힘들게 했던 주취소란행태가 올해는 예년에 비해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역 등 전국 최대유동인구속에 유흥가 등이 밀집한 수원서부경찰서 관내 한 지구대에 근무 중인 경찰관은 “정확한 통계는 내지 않았으나 예년에 비해 연말 주취소란행태가 확실히 줄어든 것을 체감한다”며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최근 주취행패는 준 반면, 무전취식 사건이 많이 들어오는 것 등으로 봐서 어려운 경제사정이 주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구대의 한 경찰관은 “어려운 주머니 사정으로 술자리가 줄어드는 것과 함께, 대부분의 주취자는 반복적으로 오는 경향이 있는데 ‘관공서 주취소란’ 처벌을 강화해 처벌에 대한 두려움도 큰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수원시에 거주하는 유모(56)씨는 “하루 벌어 하루 사는 형편에 취하도록 술 마시는 것도 사치인 이들도 적지 않다”며 “마셔도 비싼 식당보다는 마트에서 직접 술을 사서 집에서 혼자 마시고 있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관들은 또 수년 내 이어지는 경제난과 취업난, 연말연시 가족과 조용히 보내기 캠페인과 함께 정부의 강력한 생활소음 규제와 에너지 절약시책으로 크리스마스 캐럴이나 트리 등이 줄어드는 등 성탄절과 연말연시의 들뜬 분위기가 많이 정돈된 것도 이유로 꼽고 있다.
의정부에 사는 회사원 이모(32)씨는 “예년 이맘때면 스케줄 표에 하루에도 2~3건 이상 술약속이 있었는데 올해는 일주일에 1~2건 뿐이다”며 “고주망태 술 마시는 게 좋은 건 아니지만 어찌 보면 서민들의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인 술소비 마저 예년 연말에 비해 줄만큼 경기가 안 좋은가 생각하니 씁쓸하다”고 말했다.
/한준석기자 hj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