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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흔적이 만든 인간의 삶

이달까지 수원 행궁재갤러리서

 

■ 박정민 개인전

험준한 산세인듯… 아침 안개인듯…

캔버스에 번진 형형색색의 물감은 험준한 산세 같기도, 아침 안개 같기도 하다.

수원 행궁재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박정민 개인전에서는 서양의 캔버스에 동양의 풍경을 그려낸 듯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가진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캔버스에 동양물감을 번지듯 스미게 해 층층이 쌓인 형태 그대로를 표현한 ‘자생시리즈’는 켜켜이 쌓인 경험들로 완성돼가는 인간의 삶이 담겨 있다.

한국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미국에 건너간 박정민 작가는 오히려 타국에서 한국의 것을 찾게 됐다. 경계가 분명하고 얇게 바르기 힘든 서양물감으로 충족되지 않는 지점이 있었던 것.

이후 2008년부터 자생시리즈 작업을 시작한 그는 서양 캔버스에 동양의 물감을 사용해 새로운 회화를 완성해냈다. 따라서 그의 작품에서는 동서양의 특징을 모두 만날 수 있다. 경계없이 스미듯 표현된 형태는 동양의 것이지만, 눈을 사로잡는 화려한 색감은 서양의 것을 따랐다.

그의 작업에는 실패가 없다. 물이 흘러 만들어지는 모양 그대로를 남겨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도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는 사람이 느끼고 생각하는 대로 작품을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전시는 박정민 작가의 흥미로운 작업의 결과물도 함께 선보인다. 자신의 일상을 한지에 한칸한칸 채운 ‘공수레공수거 시리즈’가 그것이다. 갤러리 한쪽 벽면 전체를 채운 이 작품은 작가가 여행하고 경험한 일상들을 나무젓가락을 잘라 만든 펜에 먹을 찍어 그렸다. 기하학적 문양처럼 보이는 각각의 작품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춤을 추는 여자, 지팡이를 짚고 있는 할아버지 등 다양한 모습으로 재탄생해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

박정민 작가는 “작업을 시작하기 전 명상을 하며 마음이 편안한 상태를 만든다. 그래야 보는이들이 편안한 작품을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제 작품을 보고 편안하게 힐링하고 돌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열린다.(문의: 031-244-2739)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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