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사상 첫 ‘지역더비’에서 수원 블루윙즈가 먼저 웃었다.

수원은 지난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1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산토스의 선제골과 염기훈의 결승골에 힘입어 김병오가 한 골을 만회한 수원FC에 2-1로 신승을 거뒀다.

이로써 지난 3라운드 이후 7경기 만에 시즌 2승째를 거둔 수원은 2승6무2패, 승점 12점으로 리그 7위로 올라서며 상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수원FC는 3연패에 빠지며 1승5무4패, 승점 8점으로 리그 10위에 머물며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K리그 클래식 명문구단 수원과 클래식 막내 수원FC의 맞대결인데다 국내 프로축구 사상 첫 ‘지역더비’라는 점에서 경기 전부터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는 오래된 라이벌 구단의 대결 못지 않게 치열하게 전개됐다.

초반 주도권은 수원이 잡았다.

수원은 전반 17분 조원희가 수원FC 진영 페널티박스 안까지 들어와 권창훈의 패스를 슈팅으로 연결, 골대 옆 그물을 흔들며 수원FC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우세한 경기를 펼치던 수원은 전반 26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수원FC 진영에서 볼을 가로챈 뒤 권창훈이 왼쪽 측면에 있던 김건희에게 공을 넘겼고, 김건희가 이를 골문으로 낮게 크로스하자 산토스가 오른발로 수원FC의 골망을 가른 것.

기세가 오른 수원은 7분 뒤 산토스의 패스를 받은 권창훈의 논스톱 슈팅으로 추가 득점을 노렸지만 무의에 그쳤다.

수원FC도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38분 페널티박스 왼쪽 바로 밖에서 얻어낸 프리킥이 아쉽게 골키퍼에 안겼고, 2분 뒤 상대 정면에서 쏜 가빌란의 슈팅은 수원 골키퍼 노동건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수원은 전반 42분에는 염기훈이 전매특허인 20m짜리 날카로운 프리킥을 날렸으나, 이번에는 수원FC 골키퍼 박형순의 다이빙 펀칭에 막혀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후반 들어 공방은 더욱 치열해졌고 만회골을 뽑아내려는 수원FC의 막공은 계속됐다.

수원FC는 결국 후반 27분 동점골을 뽑아냈다.

자기 진영에서 수원 진영까지 드리블로 넘어온 김병오가 수원 수비수와 볼 경합을 벌여 빼앗기는 듯 하다가 다시 가로채 골문까지 파고들며 왼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후 수원과 수원FC는 더욱 치열한 공방을 펼쳤고 승부는 수원의 주장 염기훈의 절묘한 프리킥으로 갈렸다.

수원이 수원FC 진영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프리킥을 얻었고 염기훈이 키커로 나섰다.

염기훈은 골문을 직접 향하는 프리킥을 쏘아 올렸고 이 볼은 수원 공격수와 수원FC 수비수를 그냥 지나지며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염기훈의 프리킥 골로 승기를 잡은 수원은 후반 42분 수원FC 오군지미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하게 맞고 나온데 이어 후반 막판 오군지미의 슛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 가슴을 쓸어내리며 힘겹게 승리를 지켰다.

같은 날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 FC서울의 경기에서는 성남이 2-3으로 패했고 인천 유나이티드는 15일 상주시민구장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 상주 상무에 2-4로 졌다.

한편 프로축구 챌린지 10라운드에서는 리그 선두 안산 무궁화FC가 FC안양과의 홈 경기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두고 선두를 유지했다.

안산은 후반 2분 안양 이상우에게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12분 한지호의 프리킥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후반 15분 한지호의 패스를 받은 이현승의 역전골로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정민수기자 j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