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창 사진전 ‘花’가 오는 26일까지 신세계갤러리 인천점에서 열린다.
섬세한 감수성과 절제된 미감을 담는 사진작가 구본창은 대상의 본질에 있는 빛을 가장 분명하게 이끌어내는 작가로 유명한다. 이번 전시는 생명에 대한 작가의 섬세한 시선을 담은 45점의 사진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DF’시리즈는 꽃의 화려한 모습이 아닌 시들고 바스러진 모습을 담아 특별함을 더한다. 꽃잎과 꽃가루, 줄기가 만들어내는 형상은 마치 한지에 그려진 한국화의 농담(濃淡)과 선을 보는 듯 섬세하고 감각적으로 표현되며, 이처럼 생기를 잃고 바닥에 흩어진 마른 꽃의 모습은 애잔한 감성과 함께 또 다른 아름다움을 전한다.
이어 선보이는 ‘화이트 White’ 시리즈는 얼기설기 엮인 가늘고 긴 가지들과 앙상한 나뭇가지에 달린 눈을 표현한다. 늦겨울의 섬세한 나뭇가지들과 새하얀 순수함을 표현한 이 작품을 통해 죽음과 맞닿아있을 때 생명이 발산하는 청명한 공기를 느낄 수 있다.
전시는 “대상과의 교감이 에너지로 필름에 녹아 든다”고 밝힌 구본창 작가의 말처럼 작가가 찍은 백자에 물이 담기듯 생명의 정수가 담긴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
신세계갤러리 인천점 관계자는 “작가는 주변의 소재 혹은 잊혀져 가는 대상을 통해 삶의 의미나 존재의 본질에 질문을 던지는 연구를 계속하며 예술가로서 자신만의 생의 시간을 축적해나가고 있는 듯 보인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가가 마주하는 시간의 일면을 작품으로 감상할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