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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친구의 뜻밖의 일탈 ‘올레’

선배 부친 부고 연락… 제주 모여
제주도 벌어지는 유쾌한 해프닝
신하균·박희순·오만석 열연
사려나무숲 등 명소 감상 볼거리

 

올레



장르 : 코미디/드라마

감독 : 채두병

출연 : 신하균/박희순/오만석

희망퇴직 권고를 받은 대기업 과장 ‘중필’(신하균), 13년째 사법 고시를 준비한 ‘수탁’(박희순), 마지막 방송을 앞둔 방송국 아나운서 ‘은동’(오만석) 등 답답한 현실속에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세사람은 대학선배 부친의 갑작스러운 부고 연락을 받고 제주도에 모인다.

서울에서의 빡빡한 일상에서 벗어나 제주도에서 작정하고 제대로 즐겨보려는 세 친구들은 빨간 스포츠카와 자연산 다금바리 그리고 럭셔리 호텔 숙박까지 완벽한 여행을 꿈꿔보지만 그보다 놀라운 4박 5일을 겪게 된다.

영화 ‘올레’는 대학 동창인 세 남자가 제주도에 심취해 일탈을 감행하며 벌어지는 유쾌한 해프닝을 담았다. 특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는 세 남자의 캐릭터는 보는이들의 공감을 불러오기 충분하다.

휴대폰 알람 소리에 겨우 눈을 떠 출근준비를 하지만, 제대로 세탁해 놓은 셔츠 하나 없다. 급한 대로 세탁이나 해보려 했더니, 세제마저 동이 나 버렸다.

그나마 깨끗한 셔츠 하나 골라 입고 꾸벅꾸벅 졸며 지하철로 출근하는 중필의 모습에 오늘 아침 나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철밥통의 세계에 입성하기 위해 찾은 코딱지만한 고시원 생활에 지칠 대로 지쳐버린 수탁은 사법고시 폐지 소식에 세상과 연을 끊을 각오를 하지만 고대하던 동영상 다운로드 알람에 다시 한 번 인생의 의미를 찾게 된다.

이 밖에 전 국민의 아침을 책임지는 방송국 메인 아나운서로 활약하며 국민 아나운서로 등극하려던 찰나, 앞만 보고 달려오다 결국 문드러져버린 속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 퇴직을 결심하는 은동까지 팍팍한 현실에 지친 이들의 모습은 너무도 현실적이다.

공감가는 캐릭터를 만들어낸 신하균, 박희순, 오만석 세 배우의 열연도 돋보인다.

한순간에 희망퇴직 대상자가 된 대기업 과장 ‘중필’ 역을 맡은 신하균은 여태껏 선보인 적 없던 ‘짠내’ 캐릭터로 연기파 배우의 면모를 여지없이 드러낸다.

스크린 속에서 흡입력 넘치는 카리스마로 관객을 사로잡아온 박희순은 13년 동안 사법고시 패스 임박을 외쳤지만 사법고시 폐지 후 극도의 찌질함을 발산하는 ‘수탁’으로 분해 연기 변신을 선언, 신선한 충격과 폭발적인 웃음을 선사한다.

여기에 브라운관과 무대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오만석이 허당 매력을 지닌 방송국 아나운서 ‘은동’ 역을 맡아 ‘올레’만의 환상적인 앙상블을 완성시켰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명소들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영화의 또하나의 볼거리다.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마을과 어우러진 대평 포구 뒤로, 바가지로 마실 샘물이 솟는 절벽이란 뜻을 가진 박수기정의 압도적인 절경은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으며 절로 힐링을 안겨준다.

이 외에도 사려 나무숲 길, 은하 농장, 도깨비 도로 등 제주도의 명소에서 그려지는 낭만적인 분위기가 여행의 정취를 더욱 높인다. 또한 송악산과 유채꽃으로 뒤덮인 ‘올레’길의 따스한 풍경 역시 빠지지 않고 등장해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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