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낮 12시 수원시청 사거리 횡단보도에서는 웅장한 백조의 호수 음악이 울려퍼지고 이윽고 이동하는 사람들 사이로 발레슈즈를 신은 발레리나들이 뛰어나와 45초간 우아한 발레동작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발레STP협동조합은 1일부터 4일까지 수원제1야외음악당에서 열리는 ‘2016 수원발레축제’ 홍보차 횡단보도 댄스라는 이색적인 프로그램을 준비한 것이다.
이동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인 횡단보도의 초록불이 켜지자 청바지에 분홍색 티셔츠를 입은 16명의 무용수들이 우르르 횡단보도 중앙으로 뛰어나오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들은 카르멘, 오버더레인보우, 007테마곡 등 다양한 음악에 맞춰 백조와 같은 아름다운 동작을 비롯해 남자무용수가 여자무용수을 들어올리는 고난도 동작까지, 발레의 진수를 짧은시간 동안 펼쳐냈다.
처음엔 놀라서 멀찌감치 떨어져 지켜보던 시민들도 이내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횡단보도에서의 짧은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었고 차안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시민들 역시 신기한 듯 박수를 치며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엄마와 길을 가던 8살된 여자아이는 아름다운 발레리나의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하고 30분간 한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낮 12시부터 1시간에 걸쳐 총 26번의 댄스를 선보인 무용수들은 따가운 햇빛 아래 뛰어다니느라 힘들만도 한데, 이색적인 장소에서 펼치는 발레 공연을 신나게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날 공연은 발레 대중화라는 발레STP협동조합의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갔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횡단보도를 지나다 우연히 발레공연을 목격한 이 모(43·여)씨는 “늘 지나던 횡단보도에서 갑자기 발레공연이 펼쳐져서 놀라기도 했지만 너무 멋있어서 건너는 내내 넋을 놓고 보게 됐다”라며 “딸들에게 발레를 시키고 싶을 만큼 아름답고 멋있는 공연이었다”고 말했다./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