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가 나타나는 곳은 온통 비명으로 가득하다.
시커먼 몸뚱이, 징그러운 다리, 더러운 거미줄을 보면 아이들은 저마다 피하고 놀라기 일쑤다.
하지만 그 순간 누구보다도 가장 당황스러운 건 거미 자신이다.
‘잠자리처럼 귀엽다면 아이들이 사랑해 줄텐데…’라며 의기소침해진 거미에게 누군가는 “사람들이 아직 너를 잘 몰라서 그래. 새로운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 보지 않을래?”라며 부드러운 말을 건넨다.
‘거미의 특별한 초대’는 거미의 심리를 통해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거절감’에 대해 세밀하게 표현한 그림책이다.
건강한 자아가 형성되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작은 거절의 감정도 큰 아픔으로 다가온다.
이런 아픔을 경험한 아이들은 곧잘 거미처럼 두근두근 두려움을 느끼거나, 낯을 많이 가리고,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불안해하며, 다른 사람을 맹목적으로 따라하는 등 걱정스러운 반응을 보일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아이들이 거미의 상황에 자연스럽게 빠져들어, 그 속에서 자신의 생각, 감정, 행동을 돌아보면서 따뜻한 위로와 치유를 경험하고 문제를 이겨내도록 내면의 힘을 길러준다.
창의성이란 모든 생각과 행동을 새로운 방법으로 시도해 보는 것이다.
다른 친구가 부러워서 의기소침해지는 순간, 친구들이 나를 싫어한다고 느껴지는 순간, 내 단점이 너무 커보여서 아무도 마주치기 싫은 일상의 부정적인 순간을 탈피하고 모든 생각과 행동을 새로운 방법으로 시도해 보는 것이 바로 창의성의 성품이다.
그런 의미에서 ‘거미의 특별한 초대’는 아이들이 갖고 있는 염려와 마음의 응어리를 새로운 방법으로 도전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이끌어 줄 것이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