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디스플레이 관련 영업비밀을 유출한 국내 대기업 연구원과 이를 건네받은 일본 기업 임직원 등이 형사입건돼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6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삼성디스플레이 책임연구원 배모(37)씨, 일본계 액정 제조업체 JNC 영업직원 장모(43)씨 등 5명과 JNC 한국 법인을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배씨는 지난해 5월 충남 아산의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비공개로 열린 ‘신제품 비교분석 설명회’에 참석, 휴대전화로 설명회 자료를 녹음해 JNC에 넘기는 등 올 6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액정 단가 등의 자료를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설명회에는 신제품에 대한 장·단점, 보완사항, 향후 전략 등을 비공개로 공유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JNC가 삼성디스플레이 제품에 대한 단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게다가 JNC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와 거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삼성디스플레이 제품 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JNC 장씨는 지난 2014년 10월 파주의 한 식당에서 LG디스플레이 구매담당자와 식사를 하던 중 그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액정 단가, 주문 예상량 등이 담긴 엑셀 파일을 몰래 촬영해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렇게 빼돌린 영업비밀을 사전에 파악할 경우 납품 관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첩보를 받아 수사에 나서 이들을 모두 검거하고, 양벌 규정에 따라 법인도 입건했다.
경찰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비밀을 빼돌린 점을 포착하고 수사하는 과정에서 LG디스플레이의 영업 자료도 빼낸 것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배씨는 JNC 측으로부터 향응을 받으면서 친분을 쌓았던 것으로 조사됐다”며 “장씨 등은 빼돌린 자료를 영업 활동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JNC 한국법인이 일본 본사에도 유출된 자료 일부를 이메일로 보낸 정황을 포착하고 JNC 일본 본사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