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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떠나는 마지막 배웅… 웰다잉을 생각하다

장례지도사가 본 17년 현장 모습
빈소 다양한 풍경 오롯이 담아

 

웰빙(well-being)에 이어 웰다잉(well-dying)시대다.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인간의 존엄을 생각하는 요즘, 마지막 떠나는 길을 배웅해주는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간호조무사로 중환자실에서 근무했던 심은이 씨는 영안실에서 올라온 직원들이 고인을 물건 다루듯 하는 것을 보고 장례지도사가 됐다.

그는 생명이 떠난 고인에게 시신이나 시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이승의 삶이야 어떻든 마지막 길에서는 누구든 외롭게 떠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고인에게 정성을 다한다.

먼 길 아름답게 떠날 수 있도록 고인의 몸을 깨끗이 닦아줄 뿐 아니라 곱게 화장도 해준다.

살아생전 의족에 의지했던 고인에겐 다리를 만들어주고 세상의 빛도 보지 못하고 떠난 아기들을 위해서는 하얀 종이 관에 꽃도 꽂아준다.

고인의 삶과 유가족의 슬픔에 함께 웃고 울어주는 장례지도사 심은이 씨는 지난 17년간 현장에서 함께했던 삶의 마지막 모습들을 담아 한권의 책으로 펴냈다.

아버지의 영정 앞에서 재산싸움을 하는 형제들, 아내가 죽었는데 화장실에서 큰소리로 웃는 남편, 딸이 자고 있는 것 같으니 심폐소생술을 한 번 더 해달라고 애원하는 아버지 등 ‘아름다운 배웅’에는 빈소의 다양한 풍경들이 담겨있다.

5년 전 ‘아름다운 배웅’을 처음 출간하고 난 후 저자는 강연100에 출연해 장례지도자로서의 직업과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고, 대기업에 초청돼 강의를 하기도 했다.

차츰 장례지도사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봐주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2017년, 아름다운 배웅 개정판에는 세월호 침몰로 희생된 여학생의 마지막을 배웅하게 된 이야기 등 몇몇 에피소드를 더하고, 장례지도사가 되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해 필요한 정보가 담긴 부록을 추가했다.

“고인을 하나, 둘 보내드리면서 그 시간에 다다르면 아무것도 남지 않음을 보게 된다. 그럴 때마다 생각한다.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하고 찌꺼기 없는 마음으로 살자고”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죽음이 아니라 삶을 진지하게 돌아볼 기회가 돼 줄 것이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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