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 ‘자존감’이 화두로 떠오른 지 오래다.
심리학자 김태형은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를 통해 누구의 자존감도 지켜주지 못하는 이 시대를 사는 한국인을 위해 자존감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해석을 제시한다.
그는 이제 무조건 ‘내 자존감이 낮아서 그래’라고 자책하는 일은 그만두라고 조언하며, 한 개인을 탓하기 전에 우리 모두의 자존감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현대인이 피해야 할 것은 가짜 자존감이라고 책을 통해 밝힌다.
‘가짜 자존감(pseudo self-esteem)’이란 실제로는 자신의 사회적 가치가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높게 평가하는 데서 비롯되는 일시적이고 불안정한 쾌감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사회적 쓸모나 기여도와 아무 상관없는 것들을 기준 삼아 자신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학생의 경우에는 성적, 여성에게는 외모, 직장인에게는 연봉이 가짜 자존감을 높이는 도구로 쓰인다.
잘못된 사회 풍조로 인해 사회적 가치 평가의 기준이 완전히 뒤흔들린 것이다.
따라서 현대인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과정이 바로 가짜 자존감과 진짜 자존감을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가짜 자존감을 향한 맹목적인 질주를 멈추려면 자존감이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즉, 돈이나 스펙 따위로는 자존감을 진정으로 확립하거나 향상시킬 수 없다는 사실부터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심리학적 이론을 현실에 적용하여 진짜 자존감이 우리 마음에 어떤 힘을 불어넣어주는지를 깊이 있게 설명한다.
동시에 가짜 자존감에 중독된 사회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며, 자존감이 무너지면 우리의 감정과 욕구가 어떻게 비뚤어지는지를 자세히 살펴본다.
저자는 매 페이지에서 힘든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존감을 방어 도구로 선택하게 된 현대 한국인의 마음을 철저히 분석한다.
그 출발점인 1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산다는 것’에서는 자존감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전에, 혐오와 차별, 세대 간 갈등 등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우리 사회에 팽배한 잘못된 가치 기준을 짚고 넘어간다.
2부 ‘누구의 자존감도 지켜주지 못하는 사회’에서는 유년기부터 노년기까지 한국인이 각 세대별로 어떤 자존감 문제를 겪고 있는지 살펴본다.
3부 ‘가짜 자존감 VS. 진짜 자존감’에서 저자는 ‘가짜 자존감’의 정체와 폐해를 낱낱이 파헤친다. 무엇이, 어떻게 가짜 자존감을 부추기고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로부터 벗어나려면 어떤 삶의 자세가 필요한지를 설명한다.
마지막 4부 ‘진짜 자존감은 타인을 볼 줄 아는 것이다’에서는 진정한 행복은 건강한 관계에서 비롯된다고 결론을 내리며, 타인과의 유대, 배려를 통해 진짜 자존감을 추구할 것을 조언한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