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 안산문화광장·화랑유원지 등서
14개국 총 108개 작품 다채롭게 선보여
연극·퍼포먼스·무용·음악 등 다양
마지막날까지 가득 메운 구름관객
예술성·대중성 확보 화려한 막 내려
시민들의 삶터에 깊숙이 들어가기 위해 12회째 이어진 ‘안산국제거리극축제’가 빽빽히 거리를 채운 시민들과 함께 지난 7일 화려한 막을 내렸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열린 축제는 전세계 14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총 108개의 작품이 안산시 일대에서 펼쳐졌다.
특히 올해는 안산문화광장 뿐 아니라 화랑유원지에 특설무대를 만들어 장소성을 살린 공연들을 다채롭게 선보였다.
지난 7일 찾은 안산문화광장은 연휴의 마지막을 축제와 함께 즐기기 위한 시민들로 발디딜 틈 없이 붐볐다.
A부터 H까지 총 18개 구역에서 연극, 퍼포먼스, 무용, 음악, 다원예술 등 다양한 공연이 산발적으로 펼쳐졌다.
오후 3시부터 진행된 브라질 데스비오 콜레티보의 ‘눈 먼 자들’ 퍼포먼스도 많은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온 몸을 점토로 덮고 눈을 가린채 천천히 걸어가는 이들의 퍼포먼스는 자본주의의 이익을 위해 인간관계를 소멸시키는 현대사회의 삶의 방식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가 담겼다.
소리나 동작 없이 광장을 함께 걸어가는 이들의 움직임은 안산문화광장이라는 일상의 공간에 색다른 자극을 제공하며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묵직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 뿐 아니라 아이들이 볼만한 재미있는 공연도 이어졌다.
캐나다 스티브 스터지아디스의 ‘귀여운 악마’는 서커스 자전거, 모자 저글링 등 흥미로운 서커스 코미디를 선보이며 어린이 관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극공작소 마방진의 ‘로드씨어터 돈키호테’도 돈키호테의 에피소드를 30분으로 짧게 구성하고 불꽃과 연기 등 화려한 특수효과를 더해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12회를 이어오며 안산국제거리극축제가 지향했던 방향은 예술성과 대중성을 확보한 거리예술 콘텐츠의 개발이다.
폐막식에서 선보인 두 작품은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만족시키며 시민들과 함께하는 축제를 완성시켰다.
폐막식 무대에 오른 프랑스 룩 아모로스의 ‘고갱의 거북이’는 9m 높이의 4층으로 구성된 세트에 6구획을 나눠 각각의 공간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작품이다.
1층에는 가수와 연주자가 배치돼 무엇을 위해 그림을 그리는지에 대한 노래를 끊임없이 이어가고, 6명의 배우들은 각각의 공간에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통해 모순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무엇을 위해 그림을 그리는지 관객에게 묻는다.
이어진 영국 드림엔진의 ‘환상비행’은 거대한 헬륨 풍선에 매달린 곡예사가 하늘을 자유롭게 누비며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10시가 넘은 시간이지만 시민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축제의 열기를 더했고, 안산국제거리극축제의 가치는 시민 한명한명의 관심을 통해 더욱 성장하고 있었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