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28 (수)

  • 맑음동두천 20.2℃
  • 구름조금강릉 20.9℃
  • 맑음서울 23.3℃
  • 맑음대전 22.5℃
  • 구름많음대구 24.1℃
  • 흐림울산 24.0℃
  • 구름조금광주 22.4℃
  • 흐림부산 25.5℃
  • 구름조금고창 23.7℃
  • 제주 27.6℃
  • 맑음강화 22.2℃
  • 구름조금보은 19.5℃
  • 구름조금금산 21.7℃
  • 흐림강진군 ℃
  • 구름많음경주시 23.5℃
  • 흐림거제 24.2℃
기상청 제공

4500만원 대출 받으려다 4억 빚 ‘덤터기’

50대 사업가, ‘햇살론’미끼 속아
‘신용등급 상향’ 명목 52차례 입금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수무책 당해
경찰, 인출·환전책 등 4명 구속

저축은행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에 속아 4천500만원을 대출받으려던 50대가 약 4억원의 빚더미에 앉은 사기피해 사건이 발생했다.

31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지난 3월 20일 토건사업가 A(53)씨는 저금리 정부지원 햇살론을 받게 해주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저축은행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A씨의 문의전화에 “연 6.9%의 금리로 최대 3천만원까지 햇살론 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였다.

당시 급전이 필요하고 신용등급이 낮았던 A씨는 수화기 너머의 말을 믿고 사기행각에 말려들어 대출을 받기 위해 일단 수수료 20만원과 인지대, 보증료 등이 필요하다는 말에 돈을 입금한 것을 시작으로, 총 41차례에 걸쳐 2억9천400만원을 입금했다.

“거래 실적을 올리려면 신용등급을 높여야 한다”, “신용등급이 높아지면 연 6% 금리로 4천5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등 계속 돈을 요구하며 달라지는 말에도 A씨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심지어 A씨의 은행계좌가 보이스피싱조직의 대포통장으로 이용되기까지 해 이를 알아챈 은행에서 A씨 계좌에 지급정지를 해 A씨가 잠시 범죄 피해를 의심했는데도 이들은 “신용등급 상향 작업을 하는 것이 금융감독원에 적발돼 계좌정지가 된 것”이라며 “현금을 상자에 포장해 놓으면 직원을 보내 가져가겠다”는 거짓말로 또 다시 속였다.

A씨는 11차례에 걸쳐 1억1천만원을 이들에게 더 넘긴 뒤에야 경찰관에게 자신이 처한 곤경을 상담했지만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심지어 A씨가 경찰에 출석해 피해 사실을 진술하는 와중에도 보이스피싱조직은 A씨에게 500만원만 더 보내면 곧 돈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 등 끝까지 A씨를 속였다.

경찰은 사기 등의 혐의로 보이스피싱조직의 수거책 B(28)씨, 현금 인출책 C(22)씨, 송금·환전책 D(25)씨와 E(39)씨를 구속했다.

또 가로챈 돈을 중국으로 송금할 수 있도록 도와준 환전상 F(35)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범죄에 가담한 이들 일당은 모두 서로 잘 알지 못한 채 철저한 점조직 형태로 활동했으며, 해외 메신저를 주로 이용하고 매일 그 기록을 삭제하도록 지시받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기관을 사칭해 신용등급 상향 등 갖은 명목으로 선입금을 요구했다”면서 “대출을 빌미로 돈을 요구하는 전화나 문자는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의정부=박광수기자 ksp@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