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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무원시험 답안지 분실, 말이 되는 일인가

어렵게 준비한 공무원 시험을 치렀는데 자신의 답안지가 분실됐다고 연락받은 수험생의 심정은 어떨까. 게다가 내가 제출한 답안지는 채점도 되지 않은 채 합격자가 발표됐다면 또 어떨까. 이같은 기가 막힌 일이 인천시 지방공무원시험에서 벌어진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 5월24일 인천시는 ‘2018년도 제1회 인천시 지방공무원 임용 필기시험’을 진행했다. 인천시와 각 기초자치단체에서 일할 8~9급 공무원 611명을 뽑는 시험이었다. 인천시가 채점을 위해 답안지 수거 상자를 개봉하는 과정에서 17명의 수험생 답안지를 분실한 사실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부원여중 14시험실에서 시험을 본 17명 수험생 답안지를 폐기대상인 문제지 상자에 버린 것이다. 그야말로 말이 안 되는 일이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답안지 분실 후 한달동안 쉬쉬한데다 해괴망측한 수습책을 내놓은 점이다. 인천시는 답안지가 사라진 17명의 수험생에게 연락했다. 8월11일 재시험에 응하면 점수 5점의 가산점을 더 주고, 이들 17명 중 1명은 반드시 합격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같은 방침은 인천시 고문 변호사 3명에게 법률 자문을 의뢰한 결과이며 응시생 17명도 이 방안에 동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방안에 대해 공무원시험 준비생은 물론 합격한 수험생들까지 들끓고 있다. 재시험 방법에 대한 문제제기에서부터 심지어 집단소송 이야기도 나와 일파만파다. 이처럼 중대한 사안을 대충 마무리하려는 인천시의 태도에 대해서도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미 합격자는 발표됐다는 점이다. 그래서 합격자들조차 불안하다. 전체 재시험 이야기가 나올까봐서다. 17명의 답안지가 채점됐다면 합격선 이상인 수험생이 여럿일지, 아니면 한 사람도 없었을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다. 새로운 시험지로 이들 17명이 재시험을 본 뒤 1명만을 뽑겠다는 것은 주먹구구식 해결책으로밖에 볼 수 없다.

학교나 관공서에서 치러진 각종 시험에서 시험지를 도난당했다거나 부정이 저질러진 경우는 종종 있어왔다. 그때마다 재시험이 치러진 사례가 있다. 지난 2005년 4월 고양시에서 치러진 경기도 보건9급 응시생 166명 중 제16시험실에서 시험을 본 30명의 답안지가 없어지자 응시자 전원을 대상으로 재시험을 실시한 적도 있다. 인천시는 이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만 한다. 인천시의 답답한 심정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용납하기 어려운 실수를 목격하는 시민들의 마음은 더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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