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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친구·회사… 일상에 감춰진 권력관계 해부

항공사 갑질부터 수많은 논란
갑질은 권력 바탕 두고 존재
권력을 대하는 을의 마음가짐
그것을 보는 새로운 시각 제시

 

 

 

최근 항공사 갑질부터 시작해 수많은 갑질이 포털검색어에 오르내리면서 대중은 더 이상 무자비한 갑질에 대해 참지 않기 시작했다.

갑질은 권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

수렵채집시대에도 권력은 존재했으며 진화적으로도 권력은 인간의 본성과 긴밀하게 이어져 있기 때문에 갑질은 인간관계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요소라고 볼 수 있다.

결국 갑질로 통용되는 권력의 힘 앞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선, 권력을 어떻게 해야 이롭게 이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

모기룡이 펴낸 ‘나는 왜 지배받는가’는 일상에 살아 숨 쉬는 권력의 실체를 파헤치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권력을 이롭게 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책이다.

저자가 말하는 정상적 권력의 속성 첫 번째는 을이 갑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가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권력은 소유자가 가진 내적 능력이나 물질이 아니라, 타인의 마음에 있다.

두 번째는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능력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능력을 갖춘 ‘그’가 타인에게 도움을 줄 마음이 있는가, 실제 도움을 줄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가가 권력을 결정한다.

세 번째는 창조다.

즉 을의 몫을 빼앗아 갑의 것이 되는 게 아니다.

기존의 것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그 기여도에 따라 배분되는 것이다.

네 번째는 상향식이다.

아무리 A가 능력이 많고 타인에게 도움을 줄 의향을 가졌더라도 권력을 얻을지, 못 얻을지는 결국 B의 판단에 달려 있다.

B가 자발적으로 어떤 마음을 가지느냐에 따라 상향식으로 A의 권력이 만들어진다.

다섯 번째는 결국 권력은 을의 마음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에 따라 상대방의 권력이 바뀔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권력’을 폭력적인 것, 상위자의 폭압으로 주로 생각해왔음을 지적하고 그러한 습성이 혹시 ‘폭력적 권력관계가 아닌 것까지 폭력적 권력관계로 착각’하게 만든 것은 아닐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권력이 있다고 느끼는 사람(갑)이 그 사실만으로, 폭력적 권력관계처럼 내 마음대로 해도 괜찮은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상적 권력관계에서 갑은 을을 ‘지배’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현대에는 폭력적 권력관계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이는 실제로는 협박, 강도, 납치, 감금 등 ‘범죄 상황’에서나 발견된다.

폭력적 권력이 아닌 정상적 권력관계에서는 구조적으로 갑질이 많이 나타나지 않는다.

간혹 있더라도 갑이 그 보상을 해줘야 한다. 권력관계에서의 하위자는 자신이 얻는 이득이 있기 때문에 복종하며, 이는 일종의 ‘계산적’ 관계라고 말한다.

인간사회에서 권력은 사라질 수 없다.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정상적 권력이 우리 사회에 안착하도록 제대로 권력을 인지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같은 새로운 시각은 권력에 대한 시각을 올바로 잡아주는 단초가 될 것이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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