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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지나가는 체온

지나가는 체온

/최금녀

푸아그라가 먹고 싶은 날은
거위 가슴털 이불을 가슴 위에까지 끌어당긴다
난방을 하지 않는 나라 사람들은
추우면 왜 거위 간을 꽁꽁 얼려 먹었을까

거위들에게
가슴이 추워서 이불이 되었냐고 물었으나
가슴털들은 대답하지 않았다

간이 물통만 하게 부어올라
신발 거꾸로 신고
작별도 못한 가슴털들이
금방 다시 살아날 듯
내 가슴위에서
구름처럼 부풀어 오르는 밤

터무늬 없이 잠이 온다

가만히 눈을 감고

가슴털에게 가는 중이다. 나는

 

 

연일 체감 온도가 영하 20도를 오르내린다. 이런 계절에 거리는 온통 거위와 오리 세상이다. 그것들이 소리를 낼 수 있다면 세상은 온통 그것들의 울음소리로 뒤덮일 것이다. 집도 예외 일순 없다. 지구인 반은 그것들의 털을 몸에 두르고 그것들을 덮고 잠든다. 그리고 추울수록 맛이 깊고 부드러운 거위의 살찐 간, 푸아그라가 먹고 싶어진다. 사람들의 심리는 같은 곳을 향해 있다는 것, 또한 시를 통해 알 수가 있다. 생후 7주부터 간을 살찌우기위해 철창에 갇혀 강제 먹이 주입을 당하는 거위들의 고통을 TV를 통해 본 적이 있다. 잔인한 동물학대를 부추긴 그룹에서도 우리는 자유로울 수가 없다. 간이 물통만 하게 부어올라 작별인사도 못한 가슴털들이 날아오른다. 지금 우리의 단잠을 위하여 가슴위에서 살아 오른다. 거위털이불을 가슴위로 끌어올리며 시인은 ‘터무늬’ 무늬를 상상해낸다. 그리고 그것들에게 눈을 감고 조용히 경배하러 간다.

/이채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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