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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원 민주화 운동사 기록을 위한 첫 걸음

수원지역 민주화운동 역사가 기록으로 남는다. 1980~2000년대 초반까지 운동사가 ‘온/오프’ 형태로 묶여진다. 과거는 흘러가는 범주지만 역사는 기록으로 남을때 그 의미가 찾아지는 품목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치를 만드는 일에 ‘수원민주화운동 계승사업회 편찬위원회’가 자처하고 나섰다. 수원 2049 시민연구소 유문종 소장을 비롯해 이종근, 구본주, 이상명, 오양섭, 강석우, 김영균, 홍현정 등이 일을 나눴다. 수원지역 종교·청년·대학·통일·여성 운동사를 총망라한다. 빠르면 2023년 말 완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편찬대장정의 뿌리는 박우석 전 민주주의 민족통일 경기 남부의장이 소장하고 있던 큰 종이 상자 10여 박스 분량의 방대한 자료다. 자료집과 전단지 등 20년 세월 동안의 지역 운동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를 바탕으로 파일 분류부터 D/B 작업, 박물관 소장까지 긴 여정을 떠난다. 지역 단체와 활동가 등과 협력하는 것은 물론이다. 올해 말까지 1차로 수원 EYC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와 불교청년운동에 대한 자료를 정리할 예정이다. 당시 지역 운동의 구심점이 종교단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뿌리부터 밑둥, 가지까지 차분히 정리하는 수순을 밟겠다는 견고한 다짐이 엿보인다.

수원지역 민주화운동은 치열한 활동에 비해 대외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한국 학생운동사에 한 획을 그은 김상진 열사도 기억하는 사람이 드물다. 1975년 4월 11일 “민주주의라는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양심선언문을 발표하고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유신체제와 긴급조치에 항거해 할복한 사건이다. 유신정권과 긴급조치에 반대하는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난 계기다. 이를 기점으로 수원에서는 수원 EYC, 수원제일야학, 수원사랑민주청년회, 수원환경운동센터 등 시민운동 단체들이 맥을 잇는다. 물론 정금모, 염태영 등 깨어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주역이었다.

편찬위원회 추동의 배경은 ‘당대에 기록되지 않는 것은 사라진다’는 위기감으로 풀이된다. 편찬위원회(031-241-7060)는 현재 1구좌 5만원 씩 함께 할 ‘100인 편찬위원’을 모집하고 있다. 단체는 6구좌까지만 가능하다. 초고에 대한 수정 보완작업도 함께한다. ‘한 사람의 열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걸음이 소중하기 때문’이라는 귀뜸이다. 언론이 기록했어야 할, 그러나 하지 못했던 수원 민주화 운동사를 남기려는 이 아름다운 도전이 완성되기 바란다. 역사의 단절을 두려워하는 당대인(當代人)들이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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