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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이 전해주는 삶의 다양한 시선

행궁재갤러리 21일까지 전시
작품 통해 空·삶 본질 전해
목판으로 새긴 작품들 공개
입체감과 사실적 묘사로 표현
관람객에 사유와 성찰 선사

 

 

 

‘시간의 집, 그 길목’(경홍수 작가전)

우리가 보고 있는 모든 것에서 여백은 생각보다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시선을 살짝 달리 하면 바로 확인할 수 있는데, 그 역시도 자세히 바라보면 때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이러한 여백은 어찌 보면 ‘공(空)’이 아닌, 느낄 수 있는 ‘영(盈)’이다.

행궁재갤러리에서는 오는 21일까지 다양한 여백을 중심으로 선보이는 경홍수 작가의 ‘시간의 집, 그 길목’ 전을 개최한다.

전시는 총 28개 작품으로, 삶의 본질은 공(空)이고 공(空)의 본질은 삶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경홍수 작가는 대학교 재학 중 팔만대장경과 같은 목판에 그림을 그리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목판에 그림을 새긴 작품은 언뜻 단순해 보이지만, 목판 그 특유의 입체감은 그림의 사실적 묘사와 함께 그대로 전달된다.

경 작가의 회화와 판화, 조각기법 등을 융합한 특이한 기법이 그 이유인데, 이는 앞서 언급한 여백에서 잘 드러난다.

전시공간을 둘러보면 작품들은 공통적으로 여백이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여백도 작품 하나하나를 살펴보며 비교해보면 각각 다른 느낌으로 다가 올 것이다.

 

 

 

 

대표적으로 ‘가을길목’과 ‘오는 봄’이 그 경우이다.

두 작품에서 여백은 바람결로 표현되고 있는데, ‘가을길목’에서는 다소 싸늘하게 드러난 반면 ‘오는 봄’에서는 정적이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준다.

작가의 세심한 표현 기법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또한 인간이 잘못된 소견을 벗어난 상태를 표현하고 있는 ‘見道Ⅰ’라는 작품도 주목할 만하다.

작품은 안개가 다소 짙게 깔린 가운데 나무들이 많이 있는 곳에서 인간이 빠져나오고 있는 형상인데, 그 의미만큼이나 재미나게 볼 수 있는 부분은 역시 여백이다.

작품 속 여백은 인간이 가는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분위기의 차이를 입체감 있게 생생히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전시는 ‘시간의 집’ 시리즈 등으로 실재와 허상 사이이 공존하고 있는 지점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는 인간을 통해 사유와 성찰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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