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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함께 하는 오늘]걷는다

 

 

 

걷는다

/박영식

다리 힘 남았을 때 더 많이 걷고 싶다
가능한 씩씩하게 뱃살도 줄이면서
다시는 못 일어날 때 미련 후회 없게끔

어설픈 직립으로 첫 발을 뗐던 그날
어머닌 손뼉 치고 기쁨도 크셨겠지
가다가 넘어졌을 땐 일어나라 하셨을

요즘에 차 없다고 빈정대는 이 있지만
부르면 냅다 오는 친절한 콜 있겠다
걱정도 팔자라더니 공염불을 하시나

걸으면 작은 것도 잘 보여 참 정겹다
어깨 툭 치는 순간 돌아보면 어 친구야
반갑다 낮술도 한잔 못할 것도 없잖니

 

 

 

 

■ 박영식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시조문학》 2회 추천 완료, 김상옥시조문학상, 한국시조시인협회상, 한국시조문학상, 성파시조문학상 외 다수 수상. 저서로는 『백자를 곁에 두고』, 『굽다리접시』, 『자전거를 타고서』, 『가난 속의 맑은 서정』, 외 다수가 있고,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 울산시조시인협회 회장 역임. 서재 「푸른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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