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의 극단적 선택을 부른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행에 연루된 모 통신업체 대표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천원미경찰서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서울 모 통신업체 대표 A(4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서울 서초구 모 통신업체를 운영하면서 정부 인허가를 받지 않고 해외 로밍 서비스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업체는 국내에 있는 이용자가 월정액 이용료를 내고 휴대전화 유심칩을 맡기면 해외에서도 본인 번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서비스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이스피싱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이 업체에서 사기 전화가 발신된 내역을 확인하고 최근 2차례 압수수색을 벌여 고객이 아직 찾아가지 않은 유심칩 700여개를 압수했다.
조사 결과 이 중 130개가량이 보이스피싱 사기에 사용됐으며 이 범행으로 130명이 19억여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에는 올해 2월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고 430만원을 보냈다가 이틀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20대 청년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이 유심칩을 악용한 것으로 보고 A씨가 이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를 함께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전담팀이 전화 발신 내역을 추적하던 중 이 업체에서 발신된 것을 확인했다”며 “약정이 끝났는데도 찾아가지 않은 유심칩은 주로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행에 쓰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천=김용권기자 yk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