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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함께 하는 오늘]별건 뉴스로

 

 

 

 

 

별건 뉴스로

/황경식

입속에서 머리칼이 뭉텅뭉텅 튀어나왔다

금단의 봉인을 뜯어버린 걸까
정색하고 본색을 드러내며
어떤 조치나 치료도 밀어내고
꾸역꾸역 목구멍을 열고 나왔다
오래된 불만을 노래하듯

리드미컬하게 춤추며, 검은 털뭉치가
유유장장한 흐름으로 쏟아졌다
끝에서 끝까지 긴 행렬을 이루었고
아주 세상을 휘감아버릴 기세였다

공전의 막장 대하드라마를 꿈꾸며
오래된 금지곡처럼

압도적인 거짓 뉴스처럼
시종 거침없고 막힘이 없었다
쉴 새 없이 머리칼이 몰려나왔고

처음부터 제대로 준비된 각본 같았다

 

 

 

 

■ 황경식 1946년 경북 의성 출생. 1994년 1월 『현대시학』으로 등단해 시집 『실은, 누드가 된 유리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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