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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칼럼] 막말이 넘쳐나는 세상일수록 난세다

 

사람이 지닌 고유한 향기는 사람의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 말하는 건 자유다. 요즘 정치인을 비롯한 사회 지도층들이 막말을 쏟아내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막말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9개월째 접어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모두가 힘들 때가 아닌가. 위로하고 배려하는 말로도 부족할 텐 데 그렇다. 타인에 대한 호불호(好不好)를 가리지 않고 내뱉는 막말은 모든 이에게 공해다. 막말을 하는 이들을 보면 짜증이 난다.

 

세상은 혼자 사는 곳이 아니다. 상대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배려가 오가는 사회는 따뜻하다. 배려는 상황을 이해하고 타인을 생각하고 나 자신까지 살피고 나서야 적재적소에 맞게 주고받을 수 있다. 한 번 뱉은 막말은 영원히 없어지지 않는다. 인터넷에 돌고 돈다. 일찍이 다산도 “한마디 말로 하늘과 땅의 화평을 상하게 하는 경우도 있고, 한 가지 일로 평생의 복을 끊어버리는 수가 있으니, 모름지기 절실하게 점검하라”고 경계했다. 막말은 듣는 쪽보다 하는 쪽의 품위가 떨어진다. 막말은 다른 막말로 맞대응하는 것도 옳지 않다. 어떤 명분으로든 사용되어선 안 되는 게 막말이다. 막말을 못 들을 척, 남의 일이라고 상관하지 않는 것도 공범이 된다. 불의에 침묵하지 않는 것도 배려다.

 

모든 면을 잘 알면 세 마디로 족하다. 잘 모르니 장광설(長廣舌)의 막말이 튀어나오는 법이다. 스스로 무지(無知)하다는 걸 들어내는 일이다. 그런데도 왜 막말만 잔뜩 늘어놓는 데 혈안이 되어있는 걸까. 침묵의 힘을 모르기 때문이다. 때론 침묵할 줄 알아야 한다. 막말은 지는 것이고 침묵은 이기는 것이다. 침묵은 인간에게 힘을 주는 최고의 원천이기에 그렇다. 종교에 묵언수행(黙言修行)이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막말이 넘쳐나는 세상일수록 난세다. 그만큼 인격적으로 다져지지 않은 사람들이 득세하고 있다는 의미다.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잃어버린 사회다. 그래서 혼란스럽다. 갈등 상황이 지속된다.

 

세상에 빛을 던진 사람들이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말의 무게 때문이다. 그가 걸어온 이력이 아니다. 존경받는 이들의 말은 개개 인물의 내면으로 깊이 파고 들어가 자신이 관정(管井)한 우물에 맑은 샘물로 고이도록 모으고 차오르게 한다. 그런 다음 자신만의 말로 승화시킨다. 어떤 분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왜곡된 시각에 동조하지 않는다. 성급하게 반박하여 재단하지도 않는다. 현명한 이들은 상대를 배려하는 말로 하나가 되게 만든다. 그래야 세상이 편안해진다. 막말을 하다보면 그게 왜 문제인지 둔감해지기 마련이다.

 

존중, 배려와 같은 우리 삶을 단단하게 하는 가치를 살필 줄 알아야 한다. 막말이 없는 세상은 그렇지 않은 세상보다 더 웃을 일이 많다. 더 마음 포근해지는 세상이 된다. 서로가 힘들 때다. 마음을 공유하고 사정을 배려하는 따뜻한 말들이 오가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