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30 (일)

  • 흐림동두천 22.7℃
  • 흐림강릉 23.5℃
  • 서울 24.4℃
  • 흐림대전 24.8℃
  • 대구 23.8℃
  • 흐림울산 24.7℃
  • 광주 24.2℃
  • 부산 24.3℃
  • 흐림고창 25.0℃
  • 흐림제주 27.8℃
  • 흐림강화 23.0℃
  • 흐림보은 23.4℃
  • 흐림금산 24.3℃
  • 흐림강진군 24.7℃
  • 흐림경주시 24.8℃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코로나19 방역 숨은 영웅, 인천보건환경연구원

1월부터 하루 24시간 3교대 근무..지금까지 검사 8만여 건
신속한 검사 결과 통보..지역사회 확산 차단 큰 도움

 

 코로나19의 수도권 확산세가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들어 인천지역만이 확연하게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의 발표도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준 성숙한 시민의식과 함께 접촉자들에 대한 선제적이고 광범위한 검사 때문으로 인천시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추석명절도 잊은 채 최전선에서 24시간 코로나19 방역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숨은 영웅들,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 직원들이 그 중심에 있다.

 

박남춘 시장은 지난 9월11일 SNS를 통해 ‘인천형 방역의 주역, 우먼파워 3인방’을 소개하면서 그 중 한 명으로 권문주 보건환경연구원장을 꼽았다.

 

인천시의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9월28일 기준 17만여 건으로 전국에서 인구수 대비 가장 많은 수준이다. 공항과 항만이 있는 방역에 불리한 지역여건, 서울시·경기도와 동일 생활권인 점이 작용한 부분도 있지만 지역사회 확산을 막고,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나선 시의 ‘과잉대응’도 한 몫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는 지난 3월부터 전국에서 가장 먼저 해외입국자 대상 전수 검사를 실시해 해외유입 환자의 지역사회 확산을 막고, 빠른 검체 채취를 위해 드라이브 스루(DT) 선별진료소도 신속하게 설치·운영했다.

 

자가격리 해제 전 검사와 함께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환자에 대한 검사를 통해 확진환자를 조기에 찾아내 지역 확산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 확진환자 발생 집단시설의 방역과 안전조사에도 철저를 기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를 할 수 있었던 데는 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전국 최초로 도입한 코로나19 24시간 상시 검사(판정)체계가 큰 도움이 됐다.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 1월부터 9개월 째 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전깃불은 하루도 꺼진 적이 없다.

 

연구원 질병연구부 직원은 모두 18명이다. 이들은 지난 1월22일부터 3교대 24시간 근무에 들어가 지금까지 쉼없이 코로나19 진단검사에 매진하고 있다.

 

직원들의 노고를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연구원이 진행 중인 코로나19 진단 프로세스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우선, 선별진료소 등에서 채취된 코로나19 검체는 각 군·구 보건소를 통해 연구원에 보내진다.

 

이 검체에 대해 실험자를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는 생물안전 캐비닛에서 생물학적으로 불활화시킨 뒤 바이러스 유전자를 추출한다. 이후 진단키트를 이용, 코로나19의 고유한 유전자를 증폭한 결과를 해석해 양성·음성·미결정 등의 판정을 내려 의뢰한 보건소에 결과를 다시 보낸다.

 

지금까지 연구원이 실시한 누적 검사 건수는 8만 건을 웃돈다. 이는 대규모 환자가 발생했던 대구·경북,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경기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이며 전국 보건환경연구원 중에서도 최고의 실적이다. 확진환자수 대비 비율로 따지면 10배 이상이다.

 

지역사회 소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에는 하루 최대 2587건의 검사를 하기도 했고, 최근 5개월 동안 월 평균 검사건수는 1만3000건에 달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대량의 검사를 소화하면서도 접수 후 6시간 이내에 결과가 통보된다는 것이다. 검사 물량이 폭증할 경우 간혹 지연되기도 하지만 검사결과를 최대한 빨리 통보, 신속한 현장 방역조치가 이뤄지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연구원은 올해로 개원 40년을 맞았다. 질병연구부를 비롯해 5개 부서,150여 명의 전문 직원들이 시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쾌적한 도시 조성을 위한 연구와 조사, 방역대책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은 법정감염병 진단, 에이즈, 잠복결핵, 식중독발생 원인조사 및 모기·진드기 등 매개체 감시업무 등 감염병 진단 및 연구를 담당하는 질병연구부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질병연구부는 그 동안 질병관리청과의 협업을 통해 감염병을 감시하는 한편 메르스 등 신종 감염병이 등장할 때마다 실무대응 부서로서 초기 대응을 위한 진단업무를 책임져왔다.

 

또 감염성 질환의 원인규명을 위한 기본 인프라를 탄탄히 구축, 코로나19와 같은 위기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쌓아왔다.

 

질병연구부 직원들은 이번 추석명절도 반납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가중되는 정신적인 부담과 누적된 피로로 이미 체력도 고갈된 상태지만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을 막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보람과 책임감이 이들을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다.

 

오성숙 연구사는 “지친 모습으로 헐레벌떡 찾아와 검체를 의뢰하는 보건소 직원들, 그리고 우리 모두 검사가 진행되는 동안 한마음으로 음성결과가 나오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밝혔다. 김정희 연구사는 “힘내서 해보자. 우리가 막고 있는 저지선이 무너지면 안 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 이 상황을 극복해 보자고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면서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며 “우리도 힘들지만 시민들이 겪는 어려움과 고통은 더 크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벗고 환한 웃음으로 악수를 나눌 그 날까지’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 곳곳에 걸려 있는,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기를 바라면서 고생하는 직원들이 서로를 응원하는 문구다.

 

[ 경기신문 / 인천 = 유희근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