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대응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예방입니다. 시민들의 화재 예방에 대한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안전에는 공짜가 없다’는 격언처럼 일상 속에서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데 적극적이어야 합니다.”
고문수(51·사진) 안성소방서장은 지난달 3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다가오는 동절기 화재 예방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제주 출신으로 1997년 소방간부후보 공채로 입문한 고문수 서장은 서울시 면적의 91%나 되는 넓은 안성시에서 소수정예의 소방인력으로 18만 안성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안성서는 올해 코로나19, 장마철 수해,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다양한 소방수요에 맞춰 예방부터 대응까지 안성맞춤형 종합안전대책을 수립, 시행해왔다.
고 서장은 “물류이송의 편의성이 높은 안성시는 창고가 산재해 대형화재 발생위험이 크다”며 “특히 규모가 큰 창고시설의 화재취약요인과 위험물 취급유무 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관리카드를 제작해 인명 및 재산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관내 중점관리대상으로 선정된 30개의 노유자시설과 공장시설 등 각 대상물 특성에 맞는 최적의 대응매뉴얼을 만들어 화재 예방과 대응을 강화한 결과, 올해는 작년에 비해 크고 작은 화재에 따른 인명 등 피해가 확연히 감소했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소방수요가 남달랐던 해다.
이에 대해 고 서장은 “안성은 타 지역에 비해 코로나19 발생인원은 적었지만 감염병에 취약한 고령층이 많이 거주하고, 지역사회가 돈독히 형성돼 있어 감염확산 위험이 잠재해 있다”며 “한시도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고 경계했다.
지난 8월 2일 시간당 4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안성시 일죽면, 죽산면 일대에서 2명의 사상자와 36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컸다.
고 서장은 “동시다발적인 119 신고접수에 산사태, 도로침수 등 장애요인까지 더해져 부족한 소방인력으로는 사고현장 출동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도 “이를 보완하고자 특수대응단을 동원하고 시급성을 판단해 효율적으로 출동부서를 운용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는 소방공무원이 지방직에서 국가직으로 전환된 첫 해기도 하다.
이와 관련 고 서장은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을 바뀌면서 지역별 소방 및 구조역량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며 “모든 국민이 형평성에 맞는 소방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시민들에게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고장난 소방시설 수리, 노후한 전선 교체 등 당장 시급해 보이지 않던 사소한 일로 가장 소중한 것들을 순식간에 잃을 수 있다”면서 “내 가족과 이웃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안전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안성 = 노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