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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생활 적용 가능한 문제풀이 형식의 책, '아름다운 순우리말 공부'

부제 <나>의 우리말 실력은... 예문과 함께 자연스럽게 이해
말모이에서 고유어 2500개 가려 뽑아... 어휘력과 사고력, 표현력 증진

'가년스럽다', '각다분하다', '굴침스럽다', '나볏하다', '뇌꼴스럽다', '돈바르다', '되알지다', '무람없다', '소양배양하다', '실뚱머룩하다', '에멜무지로', '옴니암니', '우두망찰하다', '점직하다', '푼더분하다'…

 

이 단어들은 어휘 구사가 뛰어난 작가로 정평이 나 있는, 김솔의 단편소설 '피그말리온 살인사건'(현대문학/2012 4월호)에 쓰인 순우리말이다.

 

그런데 하나같이 낯설기만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일상 생활에서 거의 사용할 기회가 없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간혹 아름답고 예쁜 우리말이나 재미있는 단어를 만나 써보려고 해도, 어떤 상황에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 몰라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이번에 새로나온 책, '아름다운 순우리말 공부'는 정말이지 주목해볼 만한 책이다. 기존에 나와 있는 책들과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책을 펴면 일단 '빈 칸에 들어갈 알맞은 낱말은?'이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문제들이 줄지어 이어진다.

 

음식 모양을 돋보이고 맛을 더하기 위하여 그 위에 뿌리거나 덧놓는 양념을 통틀어 이르는 말. 아들 많은 집의 외딸. 잔치 국수에 □□을 얹다. □□딸을 며느리로 맞아들이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위 질문에 대한 정답은 '고명'이다. 부제로 '<나>의 우리말 실력은'이라 붙은 이유를 알 것 같다.

 

이렇듯 단순하게 단어의 개념만 설명하고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예문들까지 함께 실어 따로 외우지 않고도 쉽게 이해하고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그래도, 여전히 어색한 단어야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중한 우리말 하나 하나를 더 아끼고 잊지 않고자 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우리말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많이 안 쓰다 보니까 잊혀지기 직전의 말들이 수도 없이 많아요. 정겹고 맛깔스러운 고유어가 하나둘 빛을 잃어가는 모습이 안타까웠죠. 또 막상 어떤 단어가 재미있다 싶어 쓰려고 하면 어떻게 써야할 지 모르고. 그래서 예문을 통해 익히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어를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주는 것이요."

 

저자인 백문식 선생의 말이다.

 

책은 그렇게 기획됐고, 말모이에서 고유어 2500개를 가려 뽑아 담았다. '말모이'는 '사전'의 순수한 우리말로, 일부러 국어사전이란 말 대신 사용했다는 게 백 선생의 설명이다.   

 

책은 우리말 실력을 점검하면서 모르는 낱말의 개념도 익히고, 어휘력과 사고력, 표현력을 증진시키는 좋은 계기를 마련해 줄 듯하다.

 

게다가 자연스럽게 우리말과 글을 사랑하고 깨닫게 될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의미 있게 다가온다.

 

한편 강원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와 같은 대학원을 마치고, 중·고등학교에서 36년 동안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친 백문식 선생은 보라고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정년 퇴임해 국어국문학, 헌법, 전통문화 연구와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다.

 

백문식 엮음/그레출판사/354쪽/값 1만5000원.

 

[ 경기신문 = 강경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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