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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할 것인가”

[검찰개혁 민심시리즈 ⑧ ] 오동진 영화평론가

 

철학자들은 세상을 여러가지 방식으로 해석해 왔다. 중요한 것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칼 마르크스의 이 말을 정치비평에 적용하면 이렇다. 정치평론가들은 숱하게 정치판을 분석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정치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문제는 눈꼽만큼도 그러지 못한다는 데에 있다.

 

종편과 유튜버 등 온갖 미디어에서 난무하는 정치비평이 요즘엔 약보다 독이다. 대다수가 윤석렬이 해임에 버금가는 징계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틀렸다. 추미애는 사퇴하지 않을 것이며 혹은 대통령이 사의를 받아 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것도 틀렸다. 죄 틀린다. 그때마다 대중들이 갖게 되는 실망과 좌절감이 얼마 만한 것인지 그들이 상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국내 대중들은 한때 개돼지 취급을 받은 적이 있어, 상당히 똑똑해졌다. 그런 만큼 꽤나 흔들리기도 잘한다. 대중들은 더 이상의 분석보다는 행동의 지침을 요구한다. 행동하는 자들이 필요한 것이다. 문학이 종종 고전을 찾듯이 정치도 마찬가지다. 예전엔 어땠는지를 보면 된다. 레닌의 “무엇을 할 것인가”는 지금의 사회 개혁이 행동주의적 측면에서 당시의 사회주의 혁명의 단초를 모방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 자본주의는 더 이상 자본가와 노동자의 싸움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건 박찬욱 초기의 걸작 “복수는 나의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자본가는 싸우지 않는다. 최하급 노동자와 조금 나아진 노동자의 대리전이 있을 뿐이다. 그만큼 사회가 복잡해졌다는 얘기고 그런 식으로 싸움의 전선이 만들어지지 않는 다는 것이다. 영화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특히 지금의 한국사회는 기득권 대 反기득권의 진정한 투쟁 국면으로 접어 들고 있다. 여기에 따라 진영을 나눠야 한다.

 

기득권층은, 요즘 너무도 명명백백하게 드러나고 있는 정치검사집단 그리고 의사, 대형교회 목사, 폴리페서들, 무엇보다 언론 카르텔이다. 그들과의 전면전이 요구된다. 이중에서 검찰과 언론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없이는 한국사회가 더 이상은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가지 못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절감하고 있다.

 

검찰 조직은 한마디로 조폭 조직과 같다. 그러나 영화 속 마피아처럼 멋이 있거나 의리가 있거나 하는 쪽과는 거리가 생긴지 오래다. 양식과 양심을 버린 지도 오래다. 검찰의 수장이라는 총장부터 선출된 권력인 문민 통제를 거부하고 나선다. 그건 쿠데타를 일으키는 군인들과 같다. 지금이 12.12 때인가. 게다가 그런 검찰을 언론이 철저하게 지원한다. 이들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민중들의 자각과 행동 외에는 없다. 이제는 행동할 때인 것이다. 진정으로 무엇을 할 것인 가를 고민해야 할 때인 셈이라는 얘기다.

 

특히 언론을 바꿔야 한다. 지금의 언론은 더 이상 자성을 기대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케빈 맥도널드 감독의 2009년 영화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현재 상황)”에서 워싱턴 글로브 지 기자(러셀 크로우)는 자신을 막아서려는 정치인 친구(벤 에플렉)에게 이렇게 말한다. “왜? 이제 아무도 신문을 읽지 않아서? 며칠 시끄럽다가 말 거니까? 그래도 난 믿어. 독자는 진정한 기사와 쓰레기를 구분할 줄 아니까. 누군가는 진실을 써주길 원할 거라는 걸.” 이런 영화를 보고 있으면 이젠 헛웃음이 나온다. 우리에게 이런 영화는 이제 판타지물에 불과하다. 어두운 세상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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