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롯데택배 수원권선 세종대리점 소속 기사 박모(34)씨가 숨졌다. 정확한 사망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로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기 화성동탄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쯤 A씨가 화성시 소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씨는 출근하지 않는 걸 이상하게 여긴 동료가 집을 방문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8월쯤 롯데택배에 입사한 박 씨는 추석이 겹쳐 입사하자마자 하루 평균 350~380개 택배를 배송하는 등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박 씨가 일했던 화성 소재 롯데터미널의 경우 배송을 맡은 기사들이 분류 작업까지 직접 해야하는, 분류인력은 단 한 명도 없는 곳이다. 더구나 근무 시간은 9~10시까지 이어진다.
이에 대해 택배과로사대책위 관계자는 “박 씨는 지난주에도 분류작업을 한 뒤 물건을 배송해 오후 9~10시가 되서야 퇴근했다”며 “롯데택배에서 350개 수준의 물량을 배달한다는 것은 배송구역의 면적이나 구역 당 물량을 감안할 때 CJ대한통운의 700개를 넘는 수준으로 거의 살인적인 물량”이라고 말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관계자도 “롯데택배는 분류작업 인원을 배치하지 않을 뿐 아니라 터미널 설치 등 택배 노동자를 위한 투자에도 돈을 아끼고 있다”며 “이런 이유로 롯데택배는 기사들이 가기 싫은 업체 1위로 꼽힌다”고 지적했다.
박 씨의 사망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건장한 체격이었던 박 씨의 몸무게가 최근 20㎏가량 빠진 것으로 알려져 과로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 등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소식은 SNS로 빠르게 전파되고 있고,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도 페이스북에 공유한 상황이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