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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녀들에게 세계화란 무엇인가

해외 기업 입사, 주주되면 되는 세상

  • 등록 2021.02.02 06:00:00
  • 13면

이른바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반란'으로 불리는 ‘게임스톱’ 사태로 미국 주식시장이 요동쳤다. 비디오 게임 유통업체인 게임스톱에 대해 헤지펀드가 공매도에 나선 데 맞서 미국 개미들이 매수의 연합전선을 펴는 등 양측의 힘겨루기가 고래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다.

 

그 여파로 지난주 뉴욕증시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악의 한주를 보내는 등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세계 증시도 직·간접의 영향을 받았고, 우리의 ‘서학개미’(해외 주식 개인투자자)도 게임스톱 공매도 싸움에 가세했다. 비디오 유통업체 하나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흔드는 진앙지가 된 것이다.

 

1972년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즈는 ‘나비효과’라는 말을 처음 내놨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뜻이다. 온난화의 재앙적 나비효과는 오늘날 전 분야에 걸친 세계화에도 가장 극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표현이다.

 

세계화는 인류가 존재하면서 지속적으로 진행돼 왔다. 생존과 명예, 탐욕을 좇아 인간은 끊임없이 이동하고 도전했다. 로마와 몽골 제국 등은 정복 전쟁으로 ‘지리적 세계화’에 시동을 걸었다. 이어 항해술 발달과 나침반이 발명되면서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지리적 세계화에 꽃을 피웠다.

 

그 대표적인 산물이 오늘날 제국의 위치에 서 있는 미국 아메리카의 발견이다. 그러나 노동과 자원, 재화의 시장을 분할·독식하고자 했던 1, 2차 세계 대전을 정점으로 지리적 세계화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인간의 본능을 채우는데 더 유용한 수단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바로 정보통신을 기반으로 한 ‘금융의 세계화’다. 자본의 국경선이 빠르게 허물어졌다. 물론 중국 등 일부 국가의 경우는 아직도 환율 등 완전한 시장 개방에 대한 압력을 받고 있다. 과거엔 반도체, 자동차 등 제조업으로 생긴 대부분의 이익이 해당 기업 소유주나 국가에 돌아갔다. 그러나 지금은 주주의 몫이 된다. ‘서학개미’가 등장한 것도 이같은 금융 세계화를 방증한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제조업에서 한국을 비롯해 일본.독일.중국 등에 시장을 내주면서도 버텨온 것은 달러 기축통화를 바탕으로 한 우월적 금융시스템(주식, 파생상품 등)에서 오는 수익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심화되는 양극화는 노동으로 얻는 수입이 자산(주식.부동산 등) 소득에 비해 갈수록 왜소해지는 데 따른 것이다. 우리 은행들은 지금도 투자를 통해 부를 창출하기 보다는 예대마진(예금·대출이자 차이)에 안주하려 하고 있다.

 

최근 우리 20~30대 젊은층이 ‘영끌.빚투’에 나섰다. 어쩔 수 없이 내몰린 측면도 있지만, 금융 세계화는 이같은 흐름을 더욱 강요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의 1997년 ‘IMF환란’이나 일본의 ‘잃어버린 20년’도 제조업이 금융세계화의 물결을 제대로 몰라서 발생한 것이다. 금융세계화는 무서운 괴물이다. 그러나 그것을 외면하고 살 수 없는 세상이다. 점점 일자리는 사라진다. 삼성전자, 애플 같은 회사에 평생 다니려면 이들 회사의 주주가 돼야 하는 시대다. 투전같은 무모함은 금물이지만 국가나 부모들이 자라나는 세대에게 영어, 수학 이상으로 돈의 흐름에 눈을 뜨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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