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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쏟아 환경 파괴하는 道

포천시 일동면 기지리 청계산 자락에 이달 초 완공됐다는 사방댐을 쳐다보고 있노라면 한심스럽기 그지없다. (본보 7월 25일자 134면 보도)
생태보전지역과 인접한 곳에 산사태와 토사유출을 방지한다며 시멘트 덩어리를 떡하니 심어 놓았다.
산림환경을 연구한다는 도 산하기관은 '친환경공법으로 설계했다'면서 하천의 평지보다 1.5m 높은 댐 중턱에 성인머리 한 구가 겨우 들어갈 만한 구멍을 뚫어 놓고 어도(漁道)라며 자랑스럽게 얘기한다.
댐의 규모(상장 33m, 하장 20m, 전고5m)를 고려하자면 '사막에서 바늘 찾는 격'이다. 댐의 외장도 우습다. 흉물스러운 시멘트덩어리에 빗살무늬 칼집을 내놓고 친환경을 고려했다는 것.
사방댐 예산 집행기관인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는 또 청계산 일대에 산사태가 90년대부터 꾸준히 일어났었음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과 환경단체는 댐에서 벗어난 다른 지역 계곡에 1~2회 정도의 토사가 유출된 게 전부라고 지적하고 있다.
도 산림환경연구소는 1억5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였지만 산사태 발생시 피해가구수는 물론 계곡의 어족자원의 분포도 모른 채, 산림 및 자연생태보전에 대한 관할 시와의 사전 협의도 없이 단 한 사람의 민원을 받아들여 시공했다.
그도 이미 지난 97년 같은 지역에 사방댐을 설치했으니 보강하면 될 터였다.
이 사업의 시공자인 포천시 산림조합도 가관이다. 산림조합의 한 간부는 "댐을 시공하다 보면 고기 몇 마리 죽을 수도 있는 것인데 왜 그리 사태를 확대하는지 모르겠다"며 불쾌하다고 했다.
더욱 기막힌 사연은 현장취재를 다녀오던 다음날, 산림조합의 한 간부에게서 취재기자의 휴대폰으로 연락이 왔다. 내용인 즉, 취재기자가 취재하던 그 지역에 수년전 모 기자가 와서 찬조금 얘기를 꺼낸 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포천시 산림조합에는 '아름다운 숲을 가꾸자'는 등 플래카드가 군데군데 걸려 있다. 산림환경연구소와 산림조합 두 기관 모두 산림과 환경을 연구하고 보존하는데 그 명분이 서야 했다.
그랬더라면 최소한 '환경을 파괴하는 기관'이란 오명을 쓰진 않았을 것이고 자연생태를 파괴하며 예산을 투입하는 어줍잖은 사방댐은 없었을 터였다. 사방댐 설치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적재적소'라는 진리를 간과한 채 혈세를 들여 자연환경을 되레 훼손하고 있는 두 기관의 무지에서 비롯된 탁상행정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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