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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소 완전 분리 ‘급물살’에 검찰 반발 고조…아랑곳 않는 ‘처럼회’

-추미애·김용민 등 여권 인사, 언론·검찰의 왜곡·반발에도 ‘검찰개혁’ 거듭 강조
-검찰 반발 고조…윤석열, 의견 낼 수도
-‘처럼회’, 아랑곳 않고 검찰·사법개혁 ‘강경책’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기 위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당연하게도 검찰 내부에서는 반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접 반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여권 의원들이 검찰·사법개혁 이슈에서 강경론을 주도하고 있어 검찰의 반발이 의미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 추미애·김용민 등 여권 인사, 언론·검찰의 왜곡·반발에도 ‘검찰개혁’ 거듭 강조

 

25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수사와 기소의 완전 분리를 부정하는 일부 언론보도를 지적하며 검찰개혁을 재차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은 이날 SNS에 ‘일본 검찰도 직접 수사하는데 수사. 기소 분리는 틀렸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검사실을 가 본 사람은 안다. 우리나라 검찰은 무죄추정의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심증만 가지고 피의자가 시인할 때까지 신문한다”고 현 검찰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어 “집요하게 같은 질문을 장시간 반복하면 대체로 죄 없는 사람마저도 자기확신이 무너지고 급기야 자포자기하는 심정이 되고 만다”며 “이는 헌법에 위배되고, 무죄추정의 원칙을 어기고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검찰에는 아직 수사기관은 그래도 된다는 인식, 즉 일재의 잔재가 남아있다”며 “검사가 수사를 하더라도 분산과 견제 없이는 인권침해적인 수사폐단이 고쳐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은 또 일본 검찰과의 비교를 통해 한국 검찰의 현주소를 적시했다.

 

그는 “일제는 패전 후 미군정 때부터 수사는 경찰이 하고, 검사는 법률전문가로서 경찰의 수사권 남용을 통제하며 기소와 공소유지에 집중하도록 함으로써 검·경 간 권한을 분산하고, 미국식 분권시스템과 당사자주의 형사절차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검사가 직접 수사하는 사건이 연간 5~6000건인데, 우리나라는 연간 약 5만 건이 넘는다”며 “일본 인구 약 1억2000만 명, 우리나라 인구 약 5000만 명인 점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검찰의 직접수사가 지나치다”고 직설했다.

 

또 “일본 검찰의 직접수사는 예외적인 반면 우리나라는 원칙적으로 웬만한 사건은 검찰이 수사한다는 점이 다르다”며 “일부 언론이 ‘수사·기소 분리’가 부당한 주장인 것처럼 왜곡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수사와 기소가 분리돼야 하는 이유를 되새기기도 했다.

 

추 전 장관은 “수사의 본질은 인권침해이므로 검사든 경찰이든 분산과 견제를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라며 “직접수사 건수를 대폭 줄였다고 개혁완수가 된 것이 아니다. 견제 없는 수사시스템과 수사관행을 고쳐야 진정한 개혁의 완성이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외에도 일본 도쿄지검 특수부가 몰락한 이유와 한국 검찰의 흑역사 등을 거론하며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증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기획수사로 인권을 유린해온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 수사 틀어막기’라고 호도하며 수사적폐를 회피하고 무소불위의 검찰권을 건드리지 말라며 버티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며 “촛불주권자는 중도적 개혁에 만족하지 않고, 완전한 개혁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끝맺었다.

 

 

김용민 의원(더민주·남양주병)도 언론과 검찰의 움직임을 예상하며 흔들림 없는 검찰개혁 의지를 내비쳤다.

 

김 의원은 25일 SNS에서 “조만간 언론과 친검 인사들은 여당 내부에 분열이 있는 것처럼 몰고갈 것”이라며 “그러나 검찰개혁특위는 정해진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고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이견이 없다”고 주장했다.

 

윤 총장이 직을 걸고 반발할 수도 있다는 내용에 대해선 “저희가 만드는 검찰개혁안이 제대로 가고 있나 보다. 윤석열이 직을 걸고 반대하겠다고 했나 보다”라며 “그냥 후배 검사들 앞에서 폼 잡는 것 아닐까. 윤석열에게 그런 배짱과 용기는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 검찰 반발 고조…윤석열, 의견 낼 수도

 

여권 인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검찰에서는 반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실제로 최근 검찰 내부적으로 검사장회의나 평검사회의 등으로 수사·기소 분리에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각에선 윤 총장이 수사·기소 완전 분리 추진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검찰은 섣불리 대응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조직적으로 국회의 입법권에 저항하는 모습이 비춰지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게 이유다.

 

이에 따라 검찰은 즉각적인 대응보다는 여론 추이를 봐가며 대응 시기와 정도를 조절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수사·기소 분리하는 것이 대세라지만, 미국이나 일본 등 검사가 수사·기소를 같이하는 곳이 많다”고 반박하며 “(수사와 기소를 완전 분리하는) 중수청은 검찰총장 압박용 아니겠나”라고 예측했다.

 

 

◆ 검찰 반발 무의미할 듯…‘처럼회’의 검찰·사법개혁 ‘강경책’

 

다만, 검찰의 이 같은 반발은 의미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여권 초선 의원들이 결성한 모임 ‘처럼회’가 검찰·사법개혁 이슈에서 강경론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럼회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민주당 김승원·김남국·김용민·황운하·문정복·민병덕·민형배·이수진·장경태·한준호 의원 등이 모여 결성된 모임이다. 민생과 검찰개혁 등 다양한 정치적 연구를 병행하는 모임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재 거침없는 검찰개혁 드라이브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김용민 의원은 지난해 12월 검찰청을 폐지하는 ‘공소청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황운하 의원도 당내 검찰개혁특위의 논의와 별개로 중대범죄수사청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김승원 의원 또한 지난 16일 경기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수사·기소 완전 분리에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우리나라 검찰의 막강한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현재는 없다. 게다가 검찰은 어느 건이든 선택적으로 수사와 기소를 하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권력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처럼) 기소권을 가진 사람이 수사까지 하면 진실을 밝히기 보다는 공적을 위해 예단하기 마련이다. 그 예단으로 인해 수사·기소 과정에서 국민의 인권침해가 발생한다”며 “그래서 현재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위와 다수 의원들이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를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수청이 설치되면 공수처, 중수청, 국가수사본부, 특사경 등으로 국가 수사기관이 다원화된다”며 “수사기관 상호 간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고 각 수사기관은 기관별로 담당하는 범죄 수사 영역에 대해 특화된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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