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통공사 전·현직 직원들이 인천지하철 역무와 인천터미널 업무를 싹쓸이하며 위탁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신문이 파악한 ‘5년 간 역무 및 터미널 업무도급 입찰 내역’을 보면 공사 직원들이 모두 낙찰 받은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2016부터 2020년까지 역무 도급은 총 22번 이뤄졌고, 100% 공사 직원들이 낙찰받았다. 인천터미널 역시 총 3번의 낙찰자는 공사 직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역무도급은 역사를 관리·운영하는 것으로 대부분 공사가 직영하지만 인천지하철 1호선 13개 역의 경우 위탁 운영한다. 인천터미널 역시 마찬가지다. 계약기간은 역무의 경우 2년 평가 뒤 1년 재계약이며 터미널은 3년이다.
이들이 받는 돈은 매달 역무도급 수급인 4550만 원, 터미널도급 수급인 9950만 원이다. 역무도급의 경우 직원은 평균 9명, 터미널도급은 27명이 필요하다.
공사는 지난 달 22일 ‘역무도급 수급인 모집’ 공고를 냈다. 대상역은 인천지하철 1호선 동수역, 신연수역, 동춘역, 센트럴파크역 4곳. 공고문의 지원자격 ‘라’ 항목에는 ‘도시철도(수도권 전철 포함) 10년 이상 유경험자’로 돼있다. 이런 조건에서 민간인의 입찰 참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 인천시의회는 지난해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지적했으나 공사가 11월 실시한 인천터미널 업무도급 수급인 모집 결과 역시 마찬가지였다.
낙찰은 퇴직 직원이 받기도 하지만 현재 재직 중인 직원이 입찰에 참여한 뒤 업무를 수주하면 퇴직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의회는 현직 직원의 입찰 참여는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이를 금지하는 조례 제정을 검토 중이다.
공사 측은 이에 대해 "역 업무의 특수성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지난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국토교통부가 정한 철도안전관리체계에서 도시철도안전규제가 강화됐다. 역관리책임자(역장)의 선임요건을 도시철도근무 최소 7년인 자를 선임하도록 한 것이다.
역무수급자는 역 직원들을 특별한 기준 없이 본인이 채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어 경력이 없거나 낮은 직원들이 채용됐을 때 안전문제로 인해 기준을 10년으로 올렸다는 게 교통공사의 설명이다.
공사 측은 민간인이 사실상 낙찰 받을 수 없는 구조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일부 수용했다. 그러나 지난 2011년 역무도급 입찰에 민간업체 3곳이 낙찰 받았지만 기존의 노무관리나 역 업무의 특수성으로 어려움을 호소한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 관계자는 "민간이 들어오기 어렵다는 측면이 있다는 걸 분명히 인정한다"며 "그러나 역 업무는 통신, 설비, 신호 등 9개 분야가 합쳐져 있고 이를 유지·보수할 수 있어야 한다. 안전문제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간에 대한 문호는 언제든 열려 있고 제한사항도 하나씩 풀려 나이제한도 없앴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웅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