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3기 신도시 지정 직전 안산 장상지구 내 농지를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전(前) 보좌관 부인과 관련해 경찰이 강제수사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토교통부와 LH본사, 성남 신도시추진단, 안산시청, 경기도청 등 5곳에 수사관 38명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중이다.
이번 압수수색은 전 장관의 전 지역보좌관 부인 A(51) 씨가 지난 18일 농지법 위반 혐의로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으로부터 고발된 데 따라 혐의 입증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고발장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9년 4월 11일 안산 장상동의 토지를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가 매입한 토지는 매입 한 달 뒤인 5월 7일 3기 신도시 추가지역으로 지정된 안산 장상지구에 포함됐다.
농지법에 따르면 농지는 자기의 농업 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소유하지 못한다. 이를 어길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사준모는 “A씨가 농업 경영이 아닌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회에 근무하는 배우자를 통해 택지계획 지구 지정이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취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 장관이 보좌관을 면직 처분한 것은 농지 매수 사실이 드러나면 정치적 이미지가 훼손될까봐 미리 꼬리 자르기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도 했다.
사준모의 이번 고발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이 A씨의 안산 장상지구 토지 매입 관련 의혹을 제기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황보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A씨는 장상동 토지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되기 한 달 전 농협으로부터 2억 이상 대출을 받아 해당 토지를 매입했다”며 “해당 토지는 개발제한구역인데다 인근에 송전탑까지 있어 매매가 어려운 곳인데 이런 토지를 매입비의 70%를 대출받아 매입한 건 신도시 개발정보를 이용한 전형적인 땅 투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보좌관은 지난 9일 면직 처리됐다. 공교롭게도 경찰이 LH 본사를 압수수색한 날”이라며 “우연의 일치로 보기 어렵다. 전 장관이 꼬리 자르기를 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 장관 측은 “3월 9일 지역 보좌관이 건강상 이유로 쉬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면직을 했다”라며 “개발 정보를 이용한 투기 목적의 부동산 매입으로 단정할 수 없고 이미 관련 사실을 당에 소상하게 알린 만큼 당의 처분을 따르고자 한다”고 해명했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