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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정치 권력으로 체육계 장악하려는가

[김헌일의 체육계음모론] 1

 

최근 경기도체육회가 시끄럽다. 경기 체육인 모금을 기반으로 조성된 체육회관을 도의회 결정에 따라 몰수당했으며, 예산삭감으로 대부분 사업은 중단되었고, 직원 등이 급여마저 받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했다.

 

체육회의 주요 업무인 스포츠클럽운영, 종목단체운영비지원, 우수선수지도자육성, 직장운동경기부운영, 도립체육시설위탁, 경기도체육대회, 전국체육대회, 스포츠뉴딜 사업 등 8개 사업은 강제 이관되었다. 아무리 살펴봐도 이관받는 조직이 경기도체육회보다 전문성이 객관적으로 떨어지는 조직이기에 체육학자로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경기도 도의회 의원들은 하나같이 부패한 경기도체육회에 더는 공공사업을 맡길 수 없다는 명분이다. 경기도체육회가 아무리 일탈을 저질렀다 하더라도, 조직폭력배처럼, 조직 전체의 조직적 범죄가 아닌 이상 이렇게까지 모든 사업을 이관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더구나 사법적 처벌 수준의 일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비윤리적 사안에 대해서 대개 공공조직은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기에 관련자 징계 조처를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 사회에서는 비난 정도에 그친다. 그러기에 도의회의 조치는 사회적 용인의 수준을 넘어선다.

 

결국, 생존권을 위협받은 체육회 직원들이 거리로 나와 피켓을 들었다. 심지어 SNS상 일부 도의원의 막장식 발언으로 경기도 체육인들은 더욱 마음의 상처를 입었고, 향후 도의회와 체육계 사이 심각한 대립으로 확산할 조짐이다. 경기도체육회 이사회는 도의회 결정에 공식적 반대 뜻 표명과 법적 다툼을 예고했다.

 

한편, 도의회의 경기도체육회 지급 사업 예산삭감과, 8개 사업이전과 조례 결정은 상위법인 국민체육진흥법의 관련 조항들에 배치되는 것으로 위법성이 있다는 전문 법무법인의 유권해석도 나왔다. 여기서 우리는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특정 당 중심으로 구성된 도의회는 ‘왜?’ 위법성을 넘어 비상식적인 정치를 하는 것일까? 그리고 권력을 이용해 사실상 ‘체육회관’까지 갈취하는 것일까?

 

민선 출범과 동시에 경기도체육회는 회장 선거를 두고 법정 다툼, 도의회와 경기도로부터 조사특위 행정사무조사, 특별감사 등을 받아야만 했다. 지난해 처음 도입된 민선체육회장 선출을 시작으로 경기도체육회는 말 그대로 정치권의 표적이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래전부터 관행이던 지자체 체육 단체 수장은 정치 세력의 것이었는데, 도지사나 도의회 다수 정당인 민주당과 결이 다른 인물이 덜컥 민선초대회장으로 선출되었기 때문이다.

 

경기도체육회장이 당한 내용을 확인하다 보면 삼류 조폭 스토리를 접하듯 치졸한 느낌마저 든다. 문제는 소위 권력 상층부의 다툼으로 힘없는 종사자들만 피해를 당하고, 도민에게까지 피해가 미친다는 것이다. 어느 때보다 중요한 초대 민선 회장의 리더십 부재가 아쉽기만 하다.

 

도의회의 한 문화체육관광위원은 경기도체육회를 ‘민선 회장이 운영하는 단체여서 민간단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체육회 관련법, 주요 사업, 예산과 조직 등의 구조를 이해 못 하는 그의 무지함에, 경기도민을 대표하는 도의원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시도체육회는 국민체육진흥법이 정하는 바 공익을 목적으로, 공적 자금 사용, 공적 사업을 주로 하는 공공성을 지닌 비영리 공익조직이기 때문이다.

 

더욱 당황스러운 것은 그들이 경기도체육회를 대신해 설립한다는 ‘경기체육진흥재단’이다. 지금껏 ‘경기체육진흥재단’ 사업 목적이나 계획 사업 등에 관해서는 제시된 것이 하나도 없다. 재단 설립을 주도한 한 도의원은 ‘현재 재단의 성격은 고민 중이며, 정확한 성격은 없다’는 황당한 답변만을 내놓았다. 결국, 사업계획은 없는데 일단 새로운 조직을 신설하고, 경기도체육회 사업과 예산을 신설조직으로 이관하고 보자는 계략이다.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질 않는다.

 

이쯤 되면 지금의 경기도체육회 관련 사태는 정치 기득권 세력의 체육계 헤게모니와 이권 장악 이외에 설명할 길이 없다. 경기도체육회는 연간 사업비 500억과 경기도 전역의 다양한 공공체육시설의 사용권에 관여한다. 엄청난 이권이다. 경기도체육회 사업 참여인구는 연간 350만 명에 달한다.

 

스포츠이벤트의 인구결집 특성은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적으로 중요한 가치다. 헤게모니를 가진 자에 의해서 언제든 정치세력화할 수 있다. 고대 서양사는 물론 나치나 파시, 사회주의, 자본주의 사회 곳곳에서 그 역사가 증거한다. 이를 프로파간다라고 부르기도 한다.

 

최근 체육계는 비리와 폭력으로 국민 비난의 대상이 되어왔다. 정치권의 먹잇감이 되기에 딱 좋은 시기다. 체육계 잘못은 분명하고 일벌백계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시기를 틈타 권력 가진 자들이 불순한 의도를 행동으로 옮긴다면, 그 피해는 온전히 경기도 도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부디 내 분석이 틀리길 바란다.

 

김헌일 
청주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고려대학교 이학박사 스포츠산업전공
University of Texas. Austin. post-doc.
University of Central Florida. MBA School. Visiting Profess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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