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8 (목)

  • 흐림동두천 22.6℃
  • 흐림강릉 29.3℃
  • 서울 23.3℃
  • 흐림대전 27.4℃
  • 흐림대구 28.8℃
  • 흐림울산 27.9℃
  • 흐림광주 27.1℃
  • 흐림부산 25.2℃
  • 흐림고창 28.0℃
  • 흐림제주 31.4℃
  • 흐림강화 23.5℃
  • 흐림보은 26.2℃
  • 흐림금산 27.8℃
  • 흐림강진군 27.4℃
  • 흐림경주시 28.1℃
  • 구름많음거제 26.0℃
기상청 제공

경기도체육, 독재 시절로 회귀하나!

[김헌일의 체육계음모론] 3

 

경기도체육회는 최근 수차례 감사와 특별조사 등을 통해 각종 비리와 부정이 드러났고, 관련자 징계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경기도 체육인들 사이에서는 공정하지 않은 핀셋 감사, 핀셋 징계였다고 호소한다.

 

일각에서는 이 상황이 경기도지사, 경기도의회와 민선체육회장이 서로 다른 특정 정당 성향에서 비롯된 것이며, 권력 상층부의 주도권 싸움 때문에 애꿎은 체육인과 경기도민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라 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감사 등을 주도한 도의회와 도 체육부서가 체육회 모든 직원을 전수조사·징계한 것도 아니며, 그 상당은 민선체육회장 취임 이전 도지사와 도의회가 책임질 시기의 것임에도, 민선 회장 취임 직후에 이루어졌고, 모든 책임을 민선체육회장 체제의 경기도체육회 부정으로 결론짓고 있기 때문이다.

 

민선체육회장 취임 후 발생한 부정이야 당연하지만, 이전 사안까지 책임을 묻는 것은 관리 감독과 집행 책임이 있는 경기도와 도의회가 자신들의 과오를 떠넘기는 부당한 처사다. 그런데도, 민주당 권력 체제의 도와 도의회는 사실상 경기도체육회 해체 수준의 조치를 요구하며, 개혁의 대안으로 ‘경기체육진흥센터’ 설립을 들고나왔다.

 

경기도체육진흥센터는 스포츠혁신위 권고안이 설계한 대한민국 체육 구조 개편의 한 조각일 뿐이다. 권고안은 학교스포츠, 경기종목단체, 시도체육회, 대한체육회와 KOC, 그리고 국민체육진흥재단의 이권 사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이번 정권 기간 안에 갈아엎는 내용이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체육계 인권 개선안은 찾아보기 힘들며 대부분 이권과 조직 장악으로 채워져 있다. 여당과 정부는 대한민국 체육을 특정 세력의 전유물로 퇴보시키고 있다.

 

권고안은 성적지상주의 엘리트 체육이 모든 체육계 문제의 원인이라며 ‘선진국이 선택한 스포츠클럽 체제’로의 변화를 제시했다. 그들 주장처럼 ‘클럽 중심 체제’가 과연 선진 스포츠 정책의 지향점일까?

 

대한민국 스포츠클럽 육성정책은 ‘국민생활체육협회’라는 단체를 조직하며, 90년대 초에 이미 시행되었다. 다만, ‘생활체육’, ‘동호회’란 용어로 사용했다. 대개 당시 대한민국 전반에서 그러했듯이 일본의 모형을 도입하되, ‘사회체육’을 다른 한자 ‘생활’로 바꾸었을 뿐이다. 일본의 ‘사회체육’ 용어는 전후 패망-패배 의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본이 만들어낸 신조어일 뿐이다. 이전에 그들은 ‘구락부(俱樂部)’라 불렀다. 영어 ‘클럽’의 일본식 표현이다. 우리 사회에 스포츠클럽은 이미 있었다. 전혀 새롭지 않다.

 

무엇보다 그들이 제시하는 ‘엘리트체육’ 과 ‘클럽스포츠’ 둘 중 선택을 당연시하는 이분법적 접근은 마이오피아적 발상으로 80~90년대 군부독재 시절 체육 정책의 행태다. 정치 권력과 제도권이 체육 정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구태적 접근이다. 클럽이 선진국 대세라는 주장 또한 전혀 근거가 없다. 오히려 선진국들은 각 국가의 특성대로 각기 다른 신체활동 문화와 제도를 이루고 있다. 선진국일수록 정부 개입은 최소화하는 경향이다.

 

체육을 정치·제도적으로 이끌려는 시도는 관권 통치를 지향하는 반민주적 행위다. 체육 선진을 이루기 위해서는 권력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지원 위주의 정책이 필요하다. 다만 비윤리적 행태와 부정을 철저히 관리 감독하고, 불법에 대해서는 엄중히 다루어 인권을 보호하고 사회적 약자 계층을 보호하는 정책 형태로 가야 한다.

 

구시대적 정치 도구화가 불행하게도 경기도부터 진행되고 있다. 스포츠혁신위 권고안과 맥을 함께 하는 G-스포츠클럽 사업도 경기도부터 시작되었다. 경기체육진흥센터 설립과 조례 제정이 첫 과정이다. 경기도는 스포츠를 포함, 대부분 영역에서 가장 앞선 지방자치단체다. 따라서 경기도의 변화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경기도민은 상대적으로 젊고, 개혁 요구가 높은 특성이 있다. 친여권 정치적 스펙트럼도 나타난다. 그런 경기도가 여권 특정 세력이 보기에는 최선의 선택지다.

 

이 모든 것은 체육계 대통령이라 불리는,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한 국회의원과 무관하지 않다. 그가 스포츠혁신위와 관련된 것이 2020년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최순실 비리 폭로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인사가 최순실 비리보다 더 치밀하게 마련된 계획의 배경에 숨어있다. 체육계 거물이 이제는 괴물이 된 듯하다.

 

이번 사태를 주도하는 도의회 의원들 또한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그들은 이구동성 경기도부터 체육계 혁신을 시작해 지자체 모델을 만들자는 식의 주장을 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체육회’ 질타와 대체 조직으로 ‘경기체육진흥센터’ 설립을 제시했다.

 

오만한 정치 권력은 체육을 정치도구와 먹잇감일 뿐, 장악은 ‘포장’의 문제쯤으로만 다루었다. 결국, 그들은 국민과 국가보다는 철저히 소속 정당과 특정 세력만을 위한 체육을 앞장서 만들어 가고 있다. 이렇게 군부독재 시절 체육으로의 회귀는 경기도부터 진행되고 있다.

 

김헌일 
청주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고려대학교 이학박사 스포츠산업전공
University of Texas. Austin. post-doc.
University of Central Florida. MBA School. Visiting Professor.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