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란은 필시
어느 무사의 칼집에서 도망친 것이
분명하다
챙챙 칼 싸움 중에
파란 불꽃 같은 씨앗 한 알
바위틈에 슬쩍
떨어트린 것이 분명하다
지친 칼의
후생이 틀림없다
전생에서 무수히 베었던
그런 목숨들 말고
무심한 바위를 쩍 베려는 것이
분명하다
보시라 이미
반쯤 갈라놓은 바위의 틈에
뿌리를 내리고
푸른 하늘을
칼집으로 쓰고 있지 않은가
필생의 일합一合 끝에
흰꽃을 피우고 있지않은가
▶약력
▶[심상](1995)등단.
▶시집『지상의 붕새』『끼, 라는 날개』『지상의 붕새』외.
▶2015-7년 세종우수도서 3회 선정,
▶한국 예술상 수상, 충남시인협회상 수상.
▶현 사) 한국시인협회 이사
▶도서출판『시와표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