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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명 명의로 '광명·시흥 땅 투기'…LH 직원과 지인 검찰 송치

 

광명·시흥지구가 3기 신도시로 선정되기 전 핵심 부지를 매입하는 등 내부 정보를 이용해 투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과 그 지인이 21일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남부경찰청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대는 이날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게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LH 현직 직원 A씨와 지인 B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수원남부경찰서 현관에서 모습을 드러낸 두 사람은 혐의 인정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호송차에 올랐다.

 

A씨 등은 업무상 취득한 비밀 정보를 이용해 2017년 3월 광명시 노온사동 일대 4개 필지 1만7000여㎡를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 땅을 샀을 당시인 2017년 초 3기 신도시 개발부서로 발령받은 이후 신도시 예상지역 개발제한 해제를 검토하거나 발표 시점 결정 등 업무 전반을 맡아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경찰은 앞서 지난달 3일 광명시 옥길동과 시흥시 과림·무지내동 일대에 땅(14필지)을 투기했다는 의혹을 받다 시민단체 활빈단에 의해 고발된 강모(일명 강 사장) 씨 등 LH 전·현직 직원 15명에 대한 압수수색과 피의자 소환조사, 참고인 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A씨의 혐의점을 발견하고, 수사에 나섰다.

 

그 결과, 광명·시흥지구가 3기 신도시로 선정되기 이전인 2017년 3월~2018년 12월 A씨와 그의 친인척 등 지인 36명이 광명시 노온사동 일대 땅 22개 필지(A씨 등이 사들인 4개 필지 포함)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는 내용을 파악했다.

 

이들의 토지 매입은 당초 이번 투기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됐던 강 사장보다 더 이른 시점이고, 규모도 더 크다. 게다가 3기 신도시 원정투기 의혹이 제기된 LH 전북본부 관련자 등이 A씨로부터 내부 정보를 넘겨받은 정황도 드러났다. 

 

 

이에 경찰은 우선 A씨가 직접 투자한 4개의 필지를 파악하고, A씨와 공동매입한 B씨의 존재도 확인했다. 이후 A씨 등이 LH 내부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지인들과 함께 땅 투기를 한 것으로 판단,  지난 2일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와 함께 A씨 등이 사들인 토지에 대한 기소 전 몰수보전도 신청했다. 이 땅은 매입 당시 25억여 원이었는데, 현재 시세는 1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지난 8일 경·검이 이 토지를 대상으로 신청·청구한 몰수보전을 결정했다. 이어 지난 12일에는 A씨 등에 대해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몰수보전은 범죄 피의자가 확정판결을 받기 전에 몰수 대상인 불법 수익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처분이다.

 

한편, 경기남부청은 지난 19일 A씨의 친인척으로 알려진 또 다른 지인 C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는 A씨 등과 같은 혐의를 받는다. 영장 신청을 받은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전날(20일)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은 C씨의 영장이 발부되면 토지 매입 과정에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는지 등에 대한 조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C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일정은 현재까지 확정되지 않았다.

 

만약 C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경기남부청이 지난달 3일 부동산 투기 관련 수사에 착수한 이후 구속한 인원은 LH 현직 직원 A씨와 지인 B씨, 경기도 전 공무원 등을 포함해 4명이 된다.

 

이들을 포함해 현재 경기남부청이 부동산 투기 의혹 관련 내·수사 중인 인원은 LH 직원 22명, 청와대 경호처 직원 1명과 LH 직원 지인 5명 등 총 28명이다.
  
전국을 기준(지난 19일)으로 보면, 경찰이 부동산 관련 내·수사 중인 사건은 총 394건(1566명)이다. 수사 대상자가 급격하게 늘은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기존 부동산 투기 의혹과 더불어 기획부동산까지 부동산 전반에 대한 수사로 확대한 결과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구속된 피의자여서 법으로 정해진 구속 시한을 지키기 위해 오늘 송치한 것”이라며 “속도감 있게 부동산 투기 의혹의 실체 규명을 위한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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