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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대의 미디어산책] 종편과 CJ에 이정도 바라면 안될까?

 

2020년 가을에 박보검이 주연한 “청춘기록”이란 드라마가 방송되었다. 박보검이 자궁경부암 예방접종하는 장면이 나왔다. 남자가 예방 접종하는 이 장면은 엄청난 화제성을 불러일으켰고 SNS 를 통해 2-30%가 인지하게 되었다. 드라마 시청률이 8% 내외임을 고려하면 대단한 반향이다. 김수현 극본의 김래원,수애가 주연한 “천일의 약속”은 알츠하이머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같은 작가가 극본을 쓴 “사랑은 아름다워”는 게이에 대한 소재를 주말극에서 처음으로 다룸으로써 성소수자 문제를 공론장으로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였다. 드라마(방송미디어)가 갖는 사회적 아젠다 세팅 기능이다. 지루한 담론으로는 도저히 만들어낼 수 없는 큰 효과다.

 

다행스럽게도 요즘 예능 프로그램은 무의미한 말초적 웃음보다 그 안에 사회적 의미를 담고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골목식당”, “백파더”,”펀레스토랑”, “유퀴즈온더블록” 등이다. 시청하면서 가슴 속에서 따듯하게 공감하며 웃음을 자아내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연예인의 시시콜콜한 사생활 소개도 팬덤 현상 중 하나인지 모르겠지만 그에 별 관심없는 시청자들은 그런 예능 프로그램으로부터 한발 떨어져 있다가 모처럼 반색하게 되었다. 1인 미디어들이 주로 유통되는 유튜브와는 다른 정통 미디어의 품격이라 할 수 있다. 예능 프로그램의 바람직한 방향이다. 중장년층의 상당수가 심야시간대 우선멈춤 신호를 유일하게 지킨 사람이 장애인이었다는 “양심냉장고”라는 프로그램을 기억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적 아젠다를 설정하고 환기시키는 것 처럼 광고에서 이런 역할을 담당한게 공익광고다. 공익광고란 사회발전을 위한 의식개혁을 목적으로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을 일으키는 비영리적 커뮤니케이션이다. 공익광고협의회에서 주관하고 재원은 지상파 방송광고 대행수수료를 징수하는 한국방송광고공사가 부담한다.

 

이제 종편이나 TVN,OCN으로 대표되는 CJ MPP 도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고 있고 질.양적으로 지상파와 견줄 정도로 성장했다. 어쩌면 능가할 기세다. 지상파 광고대행 수수료를 수입기반으로 공익광고가 만들어지지만 상기 방송들은 직접 영업하니 광고대행 수수료도 없다. 거창한 공익광고는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필요한 작은 일로부터 미디어 캠페인을 진행해보면 어떨까? 물론 자체 재원으로. 그 또한 종편과 CJ를 즐겨보는 시청자에 대한 감사표현이자 마케팅이다.

 

아주 사소한 문제지만 그것 때문에 우리네 삶이 불편해지고 뭐라 그 자리서 지적하기도 불편한 문제들이 많다. 지하철에서 다리를 꼬고 앉으면 적어도 앞과 옆 자리의 5명이 불편해진다. 걸으면서 영상을 보거나 검색하는 사람 때문에 오가는 사람이 부딪칠 가능성이 커진다. 한강변 산책로는 우측통행인데 꼭 좌측으로 오는 사람이 있어 짜증난다. 참 사소한 문제다. 이런 작은 문제들을 캠페인으로 지적하고 개선하도록 노력한다면 우리사회는 정말 일상이 편해질 것이다. 방송의 역할을 거창하게만 생각말자. 이미 좋은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를 만족시키고 있고 공정한 보도를 해야한다는 것은 말 안해도 잘안다. 이제 우리 삶의 작은 부분을 개선하는데 방송이 기여한다면 시청자는 더욱 행복할 것이다. 이제 충분히 성장한 종편과 CJ에 그 정도는 바래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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