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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끊기 위해 번개탄 피우다 되려 아기 사망케 한 아빠…'감형'

1심서 징역 17년…2심서 징역 10년
2심 재판부 "확정적 고의 없어"

 

번개탄을 피워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다 되려 생후 13개월 된 아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20대 아버지가 확정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항소심 판단에 따라 감형받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제3형사부(김성수 부장판사)는 지난 2일 살인과 아동복지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27)씨에 대해 징역 17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년을 주문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생후 13개월에 불과해 생존을 피고인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피해자에게 적절하게 음식물을 제공하지 않고, 혼자 두고 외출했으며, 필요한 치료를 위해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 등 방임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번개탄을 피워 자살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사망의 결과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도 이를 방지하기 위한 충분한 조처를 하지 않아 결국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지게 했다”고 덧붙였다.

 

김 판사는 그러나 “피고인은 피해자를 양육하려는 최소한의 노력은 했으며, 스트레스 등으로 자살을 결심한 후 의식적으로 피해자를 방임하고 학대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 사망에 대해서는 확정적 고의가 있었던 것이 아니고 미필적 고의만 인정될 뿐이다”라고 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월 초 아내의 가출로 아들 B군을 홀로 키우던 중 처와의 갈등과 양육의 어려움 등으로 괴로워하다가 극단적 선택을 결심했다.

 

이후 같은 해 2월1일 마트에서 번개탄을 구입한 뒤 화장실의 창문, 환풍기 등을 테이프로 붙여 일산화탄소가 밖으로 새어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할 준비를 했다.

 

A씨는 이틀 뒤 새벽 B군을 다용도실 바닥에 둔 채 아내와 형 등에게 “이 문자가 가면 나는 자살했다는 것이다”라는 내용의 예약문자가 같은 날 밤에 전송되도록 설정한 뒤 화장실에서 번개탄을 피웠다.

 

그러나 A씨는 연기를 참지 못하고 화장실에서 나와 엎드린 채 정신을 잃었고, 문자메시지를 받은 형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다.

 

다만, 연기가 스며든 다용도실에 있던 B군은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이었다.

 

이에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는 A씨 살인 혐의에 관한 고의의 정도가 미필적 고의(결과의 발생 가능성을 예상하고도 범행을 저지른 것)를 넘어선 확정적 고의에 해당한다며 징역 17년을 선고한 바 있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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