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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만 쌓여가는 미단시티 부지…복합리조트는 '신기루'

[미단시티 개발사업, 출구는 있나 ②] 방치된 미단시티 개발사업 예정지

인천도시공사(iH공사)는 올해 4월 마무리할 계획이었던 ‘미단시티 미분양 토지 매각 활성화 방안’ 용역을 올해 말까지 연장했다. 수천 억 원에 달하는 인천 시민들의 세금으로 땅을 사들여 10년 동안 절반도 팔지 못한 iH공사는 다시 그림을 그리겠다는 판단이다. 앵커 시설인 복합리조트 공사는 2년째 중단된 채 방치돼 있고, 이 외 다른 사업 구역에서의 개발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최근 인천시와 iH공사를 믿고 땅을 산 토지주들은 ‘사기 분양’을 주장하며 수백억 원 대 소송을 불사하겠다고 나섰다. 경기신문은 3차례에 걸쳐 미단시티 개발사업의 현실을 짚고, 그 대안을 찾는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성난 토지주들…소송도 불사하겠다

② 빚더미만 쌓여가는 미단시티 부지…복합리조트는 '신기루'

③ 미단시티, 복합리조트 대신할 앵커시설 유치해야

 

 

 인천도시공사(iH공사)는 지난 2016년 미단시티개발㈜을 해체했다. 3400억 원에 달하는 빚을 갚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이듬해 iH공사는 인천시민들의 세금으로 빚을 대신 갚고 땅 주인이 됐다. 채무불이행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iH공사는 어렵게 산 땅을 되팔아 혈세를 회수해야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또 예산을 들여 절반 넘게 남아 있는 땅을 팔기 위한 새 그림을 그리고 있을 뿐이다. 카지노를 앞세운 복합리조트사업에 초점을 둔 땅 팔기는 애초부터 리스크가 있었다. 개발 이익만을 노린 외국 기업들의 이전투구가 10년 넘게 이어졌지만 iH공사는 지켜만 볼 뿐이었다.

 

그 사이 미단시티 땅은 버려진 채 방치됐다.

 

지난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금산IC 북쪽 금산(중구 운북동) 중턱에 설치돼 있는 홍보 표지판이 훼손된 채 방지돼 있다. 당초 ‘인천도시공사 미단시티’였지만 ‘인천도시’ 부분이 아예 떨어져 나가 있다. 미단시티 개발사업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 준다.

 

금산IC를 나와 차량으로 불과 5분 거리에 카지노 복합리조트 공사 현장이 있다. 두 개 동으로 돼 있는 복합리조트 공사 현장의 문은 굳게 닫혀 있다. 이날 오전까지 비가 온 탓에 외벽 곳곳에 난 균열이 뚜렷하다. 굳게 닫힌 현장 정문 앞에는 관리인이 키우던 것으로 보이는 개가 엎드려 있다.

 

공사 현장 바로 길 건너에는 시공을 맡았던 티안리컨스트럭션㈜과 쌍용건설 현장 사무실이 있다. 지난 5월 청산 절차에 따라 티안리 직원 전원이 퇴사한 사무실 진입로에는 잡초만 무성하다. 사무실 오른쪽 풀숲이 우거진 땅에는 몰래 버려진 폐냉장고만 덩그러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미단시티를 가로지르는 미단금산로 양쪽 차선에는 텅 빈 관광버스 수십 대가 줄지어 주차돼 있다. 이 때문에 간간이 지나가는 차량들은 중앙선으로 통행해야 한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수십 대의 관광버스에서 내린 중국 관광객들로 가득차야 할 곳이 불법 주차장으로 전락된 셈이다.

 

예단포 입구 서 측 공원은 미단시티 2단계 사업부지 안에 있다. 단독 주택 용지가 둘러싼 이곳은 장래 주민들을 위한 휴식 공간 목적으로 조성됐다. 하지만 주말만 되면 캠핑차량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주차장과 인도 구분 없이 가족 단위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코로나19 거리두기는 찾아볼 수 없다. 다닥다닥 붙어 앉아 고기를 굽고, 술을 마시는 캠핑족들이 떠난 자리는 항상 그랬듯 곳곳이 쓰레기 더미다.

 

iH공사 관계자는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사업시행자 변경과 기반시설계획 변경 등이 담긴 ‘미단시티 개발계획및 실시계획 변경 승인’을 고시했고, 우리는 도시 마케팅을 도입해 미분양 땅을 팔 계획”이라며 “조만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사업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정민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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