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부평구는 2016년 이후 인천에서 가장 많은 수의 인구가 줄어든 지자체다. 2016년 55만으로 인천에서 최다 인구를 자랑했으나 매년 1만 명씩 줄어 지난해 50만이 붕괴된 뒤 올해 6월 기준 49만 609명까지 줄었다.
부평구의 인구 감소는 삼산동 등 일부 신축 아파트단지를 제외한 원도심의 주거 기반이 낙후됐기 때문이다. 특히 도시환경을 근본적으로 뜯어 고칠 수 있는 재개발·재건축 가능성이 있는 곳도 적어 그 동안 지역의 성장 잠재력이 높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평가가 달라질 전망이다. 1600억 원대 규모의 도새재생사업인 부평11번가와 480억 원대 굴포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 부평구청부터 부평1동 주민센터까지 원도심을 재생하는 이 사업들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환승센터가 들어설 부평역과 상승효과가 기대된다.
또 미군기지 캠프마켓이 81년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왔고, 산곡동의 육군 3보급단 이전이 진행되고 있다. 3보급단 이전이 결정돼 여의도 절반 크기인 1.2㎢ 땅이 확보되면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공원 등이 들어서 지역의 주거 기반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부평구는 전에 없던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선출될 차기 구청장에게는 지역의 새 밑그림 그리기, 대규모 사업의 원활한 진행, 국가단위 사업에 따른 낙수효과를 지역으로 환원시키는 능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개발 대상 이외의 지역에 대한 출산, 주거, 복지 등 종합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차준택·신은호, 4년 전 미뤘던 싸움 이번엔?
더불어민주당의 현역 차준택 구청장은 재선 도전 가능성이 높다. 집권 3년을 넘긴 지금까지 코로나19 대응 등 구정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끌었고, 부동산이나 각종 비위에서도 흠결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 구청장은 홍영표(부평을)·송영길(계양을)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6·7대 인천시의원을 지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박윤배 전 부평구청장을 큰 표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현역 구청장의 경선 상대는 신은호 시의회 의장(부평1·4동)이 거론된다. 신 의장은 3·5·6대 부평구의원과 7대에 이어 8대 시의원을 지내고 있다. 3선 구의원 출신으로 구의회에서도 의장을 맡아 구정에 밝다는 평가다.
정치 경력 22년이 넘는 경험과 경륜의 소유자로, 지역 관리도 철저하다. 지난해 하반기 의장을 맡은 이후 부평구 행보가 부쩍 잦아 그의 구청장 출마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이들은 지난 지방선거 경선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신 의장이 시의원 재선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차 구청장이 비교적 손쉽게 구청장 후보가 됐다. 하지만 신 의장이 자신의 정치 역정의 마침표를 구청장으로 생각하고 있어 내년 경선이 점쳐진다.
3자 구도 국민의힘, 정권심판 바람 탈까
국민의힘은 3파전 양상이다. 우선 최다선(4선)의 터줏대감 이익성 부평구의원(부평2·5·6·부개1·일신동)이 거론된다. 조진형 전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구정에 밝고 일을 합리적으로 풀어 나간다는 평가다. 구청장 출마를 결정한 그는 현재 선거 공약을 개발하고 경선 전략을 짜고 있다.
3선의 최용복 의원(삼산2·부개2~3동)은 출마를 결정하고 선거를 준비 중이다. 삼산동 특고압이나 주차문제 등 지역 민원에 적극적이라는 평가다. 29년째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유제홍 전 시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그는 구청장 출마를 전제로 도시농업, 마을공동체 등의 공약을 개발하고 있다. 다만 대선이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앙당에서 당협위원장을 새로 뽑을 경우 그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계획이다. 유 전 시의원은 지난 총선 경선에서 정유섭 전 국회의원에 밀려 본선 진출에 실패하기도 했다.
최근 3번의 구청장 선거를 모두 내준 국민의힘은 지난 서울·부산 보궐선거에서 확인한 정권심판 바람이 최소한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이 내년을 구청장 탈환의 적기로 보는 만큼 경선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입지 줄어드는 정의당, 후보 낼까
정의당은 전신인 민주노동당 시절 3·4회 지방선거에서 한상욱 후보가 출마해 각 19.1%, 15.34% 득표했다.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으나 정의당은 이후로 5~8회 선거까지 구청장 후보를 내지 못하고 있다.
후보를 내지 않더라도 김상용 전 구의원 등이 후보군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으나, 지난 선거부터는 이마저도 요원해졌다. 정의당은 현재 인천시당 차원의 선거기획단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논의하고 있다. 여기서 시장 후보를 비롯해 부평구청장 후보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경기신문 / 인천 = 최태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