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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봉쇄 말레이 주민들의 선행…'백기' 내걸면 식료품 전달

코로나 봉쇄 장기화 말레이시아 '백기' 내걸면 식료품 전달
자살률 높아지자 시민들이 '착한 사마리아인' 캠페인 나서

코로나 봉쇄가 장기화한 말레이시아에서 굶어 죽을 처지의 가정이 '백기'를 문밖에 내걸면 이웃 주민, 자원봉사자들이 식료품을 전달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7일 베르나마,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백기'(#BenderaPutih) 캠페인을 온·오프라인에서 벌이고 있다.

 

트위터 등 SNS에는 "궁핍한 상황에 부닥쳤으면 구걸하거나 당황하지 말고 백기를 문밖이나 창문에 걸어달라"는 게시물이 퍼졌다.

 

평범한 이웃부터 유명인, 식료품 소매상, 자원봉사자들이 백기를 내 건 집에 식료품을 전달하는 동영상과 사진도 속속 공유되고 있다.

 

양팔이 없이 태어나 노점으로 생계를 꾸리던 모하맛 노르 압둘라(29)는 봉쇄령으로 수입이 끊기고, 정부 보조금만으로는 식료품을 사기 부족해지자 지난 주말 밤 백기를 문밖에 걸었다.

 

그러자 마법처럼 다음날 오전 수많은 사람이 식료품과 생필품을 가지고 그의 집 문을 두드렸다.

 

모하맛은 "정말 뜻밖이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손을 내밀어줄지 몰랐다"며 "쌀과 생수, 식용유, 비스킷 등을 받았고, 몇몇 분들은 방세를 내주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백기 운동', '착한 사마리아인 운동'으로 불리는 캠페인은 말레이시아의 자살률이 급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했다.

 

곧이어 "힘들게 백기를 걸지 말고 온라인으로 도움을 신청하라"며 '마이 벤데라'(My Bendera)라는 앱이 만들어졌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올해 1∼5월 46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발표했고, 이는 하루 평균 3명이 자살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자살자 수는 631명이었다.

 

말레이시아는 5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폭증 사태를 겪자 6월부터 필수업종을 제외하고는 문을 닫고, 식료품 구매 등을 제외하고는 외출을 금지하는 봉쇄령을 시행 중이다.

 

확진자는 하루 6천명 안팎을 계속 기록해 누적 79만2천여명, 사망자는 누적 5천677명이다.

 

말레이시아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 마이딘(Mydin) 창업자 아미르 알리 마이딘은 "매장에서 생선, 야채 등 식료품을 훔치는 사람이 늘고 있어 슬프다. 가격이 저렴한 라면 매출은 급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궁핍한 가정을 돕겠다고 발표했더니 24시간 동안 무려 5천건의 요청을 받았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말레이시아는 경제·사회 활동을 모두 봉쇄했음에도 확진자가 전날 하루 6천654명을 기록하는 등 줄지 않자 시민들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상당수 시민은 '백기 운동'이 단합과 연대의 표시인 한편 정부의 무능함을 보여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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