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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해서 어떡해"…양부에 학대당한 화성 입양아 발인식

시민단체·시민 10명가량 자리 지켜…"제2의 정인이 사건 안타까워"

양부로부터 폭행당해 두 달 넘게 반혼수 상태에 빠져 있다가 숨진 두 살짜리 입양아의 발인식이 14일 진행됐다.

 

이날 오전 8시 30분께 경기 화성시 마도면 화성장례문화원에서는 화성 입양아 학대사건의 피해자 A(2018년 8월생)양의 양외조부가 밝은 모습이 담긴 아이의 영정을 품에 안은 채 입구를 나섰다.

 

A양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찾아온 시민단체 회원들과 지역 주민 10여명은 "불쌍해서 어떡해"라고 울부짖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빈소를 지킨 유족이 A양 양부의 부모와 양모의 아버지뿐이었던 탓에 발인식은 짧고 조촐하게 치러졌다.

 

A양의 관은 유족 대신 장례식장 직원들 손에 들려 운구 리무진으로 옮겨졌다.

 

통상 발인식이 끝난 뒤 유족들을 장지까지 실어 나르는 대형 버스도 찾아볼 수 없었다.

 

관이 리무진으로 옮겨지자 A양의 양조모는 장례식장 직원을 붙잡고 "아이를 잘 부탁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장례식장 관계자는 "입관이 이뤄진 전날부터 A양의 빈소를 찾은 친인척이 10여명밖에 되지 않았다"며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로 8촌 이내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등 친족의 빈소 방문만 허용돼 일반 시민들이 조문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를 위해 경기 용인시에서 장례식장을 찾았다는 박모(54)씨는 "발인식을 지켜보고 싶은 마음에 이른 아침부터 장례식장 앞을 지키고 서있었다"며 "정인이 사건 같은 아동학대 사망사건이 또 다시 발생했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A양의 장지는 화성시 매송면 소재 함백산 추모공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A양은 지난 11일 오전 5시께 인천 가천대 길병원에서 사망했다.

 

A양은 양부 B(36)씨의 지속적 폭행으로 인한 외상성 뇌출혈로 지난 5월 8일 반혼수 상태에 빠졌다. 이후 두 달 넘도록 병원에서 연명치료를 받아왔다.

 

피해자가 사망함에 따라 검찰은 아동학대중상해 등 혐의로 기소한 B씨의 공소장을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변경할 전망이다. A양의 사인 및 치료 경과에 대한 검토 결과에 따라 살인죄 적용 가능성도 제기된다.

 

B씨는 지난해 8월 봉사활동을 하던 보육원에서 A양을 입양한 뒤 지난 4월부터 말을 듣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나무로 된 등긁이와 구둣주걱으로 수차례 때려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던 중 B씨는 지난 5월 6일 A양의 뺨을 강하게 때려 넘어뜨리고, 이틀 뒤인 8일에도 또다시 같은 행위를 4차례나 반복해 A양을 외상성 뇌출혈로 인한 반혼수 상태에 빠뜨린 혐의를 받는다.

 

그는 A양이 반혼수 상태에 빠진 사건 당일 학대 사실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즉시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7시간가량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의 아내 C(35)씨는 학대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이들 두 사람은 지난 6일 열린 이 사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이 사건 2차 공판은 9월 7일 열릴 예정이다.

 

A양의 사망 소식을 접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소속 회원들은 지난 13일 오후 이 사건의 공소를 유지하고 있는 수원지검 앞에 50여개의 근조화환을 보냈다.

 

화환에는 "살인자는 살인죄로 처벌하라", "아동학대 살인자는 사형만이 답", "이제는 이모가 네 가족이 돼 줄게" 등의 메시지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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